메인화면으로
중앙일보 '덤핑' 논란 확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중앙일보 '덤핑' 논란 확산

[언론노조토론회] '중앙 vs 마이너신문들' 격돌

중앙일보가 자동이체 구독자에게 월 2천원씩 구독료를 할인해 주기로 한 뒤 조선일보 등 거대신문사가 이에 가세하자, 마이너신문을 주축으로 신문계 안팎에서 "가뜩이나 어려워진 신문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앙일보 등은 "이는 변화된 미디어환경에 맞춘 선진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데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지난 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신문시장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가졌다. 언론노조는 일부 거대신문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가격 할인경쟁은 결론적으로 말해 '출혈 경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신문시장을 더욱 어려움에 빠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할인경쟁 "살인의 추억 부른다"**

이정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신문정책국장은 "구독료 인하는 판매 시스템을 혁신하는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그러나 출혈을 감수한 할인경쟁은 그나마 불공정한 신문시장구조를 더욱 뒤흔드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90년대와 같은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이 재현될 개연성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중앙일보가 구독료 할인에 뛰어든 뒤 후발인 조선일보는 카드 결재시 1000원을 더 깍아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여기다가 이들 신문사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상품권을 끼워파는 형식까지 선보이고 있어 자칫 지국간의 과열 경쟁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90년대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는 신문사들의 할인경쟁을 "시대착오적인 전략"이라고 못박았다. 주 교수는 "국내 신문의 가격이 지금도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지적돼 온 주지의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싼 신문가격을 낮추게 되면 신문사들의 광고수입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이는 결국 전체 신문시장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교수는 또 "영국은 신문사 사이의 가격경쟁으로 군소 신문사들이 속속 언론재벌의 손에 넘어가게 되자 '약탈적 가격인하' 단속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며 "'조중동'이 국내 신문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면 마땅히 신문지대 수입과 광고수입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부 토론자 "공멸하자는 것인가"**

박용섭(경향신문 판매본부장) 신문판매협의회 부회장은 "과연 독자들이 현 시기에 있어 신문에 바라는 것이 가격할인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독자들은 신문사들의 오랜 강제투입과 경품제공으로 인해 이제 신문에서 더 이상 '정론'을 읽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거대신문사들은 가격 인하에 앞서 현재의 과다한 지면량이 과연 적정한지, 또 독자들을 위한 배달 안정망 구축은 돼 있는지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병호 세계일보 판매부장은 "신문사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다 보니 광고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결국 무료신문이 국내 신문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현재의 유료신문 시장은 몇몇 독점적 신문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여론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가격경쟁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반론**

그러나 중앙일보 등은 이에 대해 반론을 폈다.

김택환 중앙일보 미디어전문기자는 "세계는 지금 지면수와 가격의 카르텔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차별화를 가속화해 가고 있다"며 "21세기 저널리즘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컨텐츠 생산방식과 제작시스템, 마케팅 시스템이 모두 변화돼야 하고, 중앙일보의 가격할인은 바로 언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마케팅 시스템 변화의 첫 출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책임연구원은 "일부에서는 이번 가격할인을 '덤핑'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신문사, 지국, 독자 모두가 손해를 보는 형국에서 중앙일보 등의 마케팅 시스템 변화는 신문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긍정적인 부분부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8일 신문공동배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5개 신문사(경향 국민 문화 세계 한겨레)가 일제히 1면에 사고를 싣고 중앙일보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위험과 불편함을 감내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 신문사들이 중앙일보를 질타하고 나선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의 가격파괴를 신호탄으로 시작된 '덤핑'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한 신문업계의 최대 갈등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