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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기자 억류, 언론단체 잇따른 비난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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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KBS기자 억류, 언론단체 잇따른 비난성명

정부도 외교부 통해 미국에 항의하기로

KBS 취재진에 대한 강제 억류 소식이 알려진 8일 언론 현업단체를 중심으로 미군의 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기자들 단체, 잇따라 미국 비난 성명**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는 성명에서 "미군이 KBS 취재진을 포승줄로 묶은 채 4시간 동안 강제 억류한 것은 언론 탄압행위"라며 "더욱이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이 신원을 확인해 주고, 즉각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내부수칙을 이유로 억류 조처를 해제하지 않은 것은 비인도적인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한국TV카메라협회(회장 심승보)도 "이번 사태를 접하며 우리는 '이라크인과 세계인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투쟁한다'는 미국과 미군의 주장이 공허하게만 들릴 뿐"이라며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의 즉각적인 사과 △외국의 방송언론사를 잠재적 적으로 간주하는 적대적 행위 중단 △외국 방송언론사의 취재자유와 안전 보장 등을 촉구했다.

정부도 이번 사건과 관련, 외교통로를 통해 미국에 항의하기로 했다.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전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정부 차원의 항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미국측에서도 과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외교부 차원에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소국 비애감 다시 한번 절감"**

한편 이번 사건을 접한 국내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은 "어렵게 파병까지 결정한 한국인에게 약소국의 비애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사건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는 "연쇄적인 폭발 사고로 미군들의 피로감이 극도로 올라가 있는 상황이고, 또 폭발물 탐지견들 또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사 사건은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지역으로 파견되는 특파원들은 특히 동양 기자들에 대한 미군들의 의식이 서방 기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두 달여 동안 취재활동을 벌인 바 있는 이중우 KBS 영상취재부 기자는 "미군을 '우방'으로 생각해 한국식으로 취재를 할 경우 자칫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미군들이 접근을 금지할 경우 무리한 취재행위를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자는 또 "파병 결정 이후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이라크인들조차 이를 '외세개입'으로 간주해 적대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취재를 할 경우 아랍인들이 싫어하는 왼손 접촉, 머리를 만지는 행위, 욕설 등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TV카메라협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기자협회 성명**

한국기자협회는 이라크 주재 미군이 KBS취재진을 포승줄로 묶어둔 채 4시간 동안 강제 억류한 사실에 대해 이를 언론 탄압행위를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

이라크 주재 미군은 2004년 3월 6일 정창준 기자 등 KBS취재진 3명에 대해 가방에 폭발물 의심 물질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강제 억류했다가 4시간만에 석방했다.

미군은 이 과정에서 처리반의 조사 결과 아무런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들이 한국에서 온 이라크 전후 복구과정 등을 취재하러온 기자인 점을 확인하고도 4시간 동안 억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더욱이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이 KBS취재진의 신원을 확인해 주고, 즉각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내부 수칙이라는 이유로 억류 조처를 해제하지 않는 비인도적 행태를 보였다.

우리는 지난해 전쟁발발 당시 미군이 외국기자들이 투숙중인 팔레스타인 호텔 등과 알 자지라 방송 사무실 등 민간 시설을 공격해 언론인 사망사고를 야기시킨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언론자유를 본질적으로 부인하고 나아가 이를 침해하는 것으로 우리는 규정하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미군 당국은 물론 자유민주주의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미국의 국가 이미지에 결정적인 상처를 주고, 대내외 신뢰도를 추락시켰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라크 주재 미군과 미 정부 당국에 대해 다음 사항을 성의 있고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이번 사건에 대해 공개사과 하라.
둘째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하라.
셋째 미군은 기자를 억류한 근거인 '내부수칙'을 공개하라.

한국기자협회는 미군 당국과 미 행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한 시일 안에 제시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4년 3월8일 한국기자협회

**TV커메라기자협회 성명**

한국 TV카메라기자협회는 현지 시각 3월 6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이라크 주둔 미군의 KBS 취재진 억류사태와 관련해 미군의 오만함과 우리 외교통상부의 무능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엄중히 항의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지난 3월 7일 우리 협회의 회원인 KBS영상취재부의 신기호 기자를 포함한 3명의 KBS 취재진은 이라크 취재를 마치고 한국으로 철수하던 중 항공기 탑승이 어렵게 되자 다시 바그다드 시내의 팔레스타인 호텔로 돌아오려고 했다.

그러나 미군의 폭탄물 탐지견이 취재팀에 대해 폭발물 탐지 반응을 보이자 미군은 취재팀이 폭탄물을 소지한 것으로 의심해 즉시 이들을 억류하고 플라스틱 끈으로 두 손을 뒤로 묶고는 3시간 가까이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으로 일관했다. 또 신기자 등이 한국의 기자임을 명백히 밝히면서 미군에 억압적인 행동에 대해 항의의 뜻을 표하자 오히려 재갈을 물리겠다며 협박을 가했다. 또한 폭발물 검사 결과 폭발물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취재진을 양손을 뒤로 묶은 상태에서 길가에 앉힌 채 적군 포로처럼 다뤘다.

또한 얼마 뒤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3000명 규모의 대규모 한국군 파병이 임박한 시점에 이라크주둔 미군이 동맹국 기자들에게 이러한 일들을 벌였다는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한국 취재진에 대해 가해진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가혹행위에 대해 우리 한국 TV카메라기자협회 600여 회원은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1. 이라크 주둔 미군당국은 KBS 취재진 억류사태를 즉각 사과하고 이 같은 사태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2.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은 이라크 내에서 취재 중인 외국의 방송언론사들을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하는 적대행위를 즉각 중지하라!
3. 이라크 주둔 미군당국은 외국 방송언론사들의 취재자유와 안전보장에 최선을 다하라!

또한 이번 사태의 이면에 숨은 우리 외교통상부의 무능함과 주권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체면도 살려 내지 못한 안일함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금이라도 외교통상부는 주권국가의 대표로서 취재의 안전뿐만 아니라 이라크 내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당당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위험지역에 취재팀을 파견하고 있는 각 방송사는 취재팀 개인의 천운에 안전을 맡기는 안일함에서 깨어나 취재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4년 3월 7일 한국TV카메라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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