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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유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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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유럽연합

윤재석의 지구촌 Q&A <49> 5월 10개국 신규가입

Q1) 요즘 유럽이 5월 1일의 유럽연합(EU) 재편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죠?

A1) 동유럽 8개국과 지중해의 사이프러스 몰타 등 10개국(총 인구 7천5백만명)을 새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25개국을 거느린 세계최대의 블록 형성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죠.

묘하게도 사회주의 최대의 명절(?)이었던 메이데이에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빅3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옛소련 소속 공화국, 그리고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원류이면서 민주주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EU에 편입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동유럽의 서진(西進)이 눈에 띕니다.

Q2) 쉽게 예상되는 것은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것 아닐까요?

A2) 여권 없이 우리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ID)만으로 월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유럽인들의 서유럽 나들이가 잦아질 것 같습니다.

영국의 옥스퍼드나 프랑스의 소르본 같은 대학에선 동유럽 대학생들을 위한 학점 교환 프로그램까지 구상 중이라고 하네요.

Q3) 여행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노동력의 대이동을 예고하는 것 아닌가요?

A3) 동유럽의 값싼 노동력을 겨냥해 서유럽 기업들이 들어오긴 하지만, 더 높은 임금을 찾아 떠나는 동유럽 노동인력들의 이동이 더 잦을 것 같습니다.

폴란드의 경우 제조업 월평균 급여가 6백달러를 밑도는데도 실업률은 18%나 되기 때문에 노동력의 서유럽 러시가 시간문제로 불법취업자들의 급증이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인력의 유입을 기다리는 나라도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간호사 인력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고 스페인에서는 양털 깎는 기술자를, 독일에선 건설노동자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노조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주노동자의 취업을 허용해야 할 판입니다.

최근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자국의 사회복지 시스템(보건의료 실업수당 등)의 과부하를 우려해 동유럽 인력의 취업을 제한키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서유럽 국가 중 이주노동자의 취업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과 아일랜드 정도입니다.

Q4) 기업 또는 산업 측면에서의 서유럽을 향한 공격 경영 양상은 없는지요?

A4) 상식적으론, 서유럽 경제가 상대적으로 가난한 동유럽 회원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실제로 벌써부터 서구 상품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역방향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고품격 면의류와 독특한 스타일의 의류를 생산하는 폴란드의 애틀란틱사의 경우 EU가입으로 서유럽 공략이 훨씬 쉬워졌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연간 3천5백만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조만간 독일의 폭스부르크에 첫 판매점을 낼 예정이고 이것이 잘 될 경우 베를린에 2호점을 낼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서구의 경쟁자들이 이미 들어와 있긴 하지만 양질의 상품을 좋은 가격에 내기 때문에 기회는 오히려 동유럽 기업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죠.

Q5) 산업쪽에선 어느 부문의 서유럽 공략이 예상되나요?

A5) 아무래도 농축산 부문의 공략이 강세를 보일 것 같습니다. 운영 방식이나 자본 형태 등의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서유럽 자본의 유입을 기다리고는 있지만, 농축산 분야는 벌써부터 공격적인 서유럽시장 공격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도 불가피합니다. 폴란드의 경우 도축장이 3천2백군데 있는데 1백27개소만 EU 규격에 부합됩니다. 결국 도축장의 절반은 시설 확충을 통해 새 기준에 맞추겠지만 나머지는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또한 3백60개의 대형 낙농농장 중 단 52곳만이 EU검사기준을 통과할 수준인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선 공격적인 수출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폴란드의 도축업체인 자크르제프스키 브라더스는 EU와 합작기업을 세울 생각이라고 하는데요. 시간당 돼지 1백20마리와 소 50마리를 도축하는 규모의 도살장을 새로 건설해 시간당 14대의 트럭이 스페인과 네덜란드까지 도축된 고기를 수송할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크르제프스키 브라더스 측은 “우리는 소비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 EU 회원국 사람들은 특별히 폴란드 육류를 좋아하는데 그것은 폴란드 고기가 맛이 좋기 때문이다”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Q6) 일반이 느끼는 EU 편입 후의 삶에 대한 기대는 어떤지?

A6) 희망적이거나 낙관적이기보다는 그저 그렇다거나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는 올라갈 것이고,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는 약속이 지켜질지도 의문이고, 결국 5월이 된다고 뭐 달라질 게 있을까 하는 회의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사회학자인 티보르 데세프스키는 “유럽은 추상적인 존재로 아직도 먼 저쪽에 존재한다. 유업의 제반 기준치가 너무 높다.”고 볼멘 소리를 하면서 EU가입이 일반인들에게는 먼나라 얘기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이른바 동유럽 빅3 국가 국민들의 공통된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Q7) EU 회원국이 확대됨으로써 얻어지는 여러 가지 강점도 있겠지만, 취약점도 만만치 않을 듯 한데, 예컨대 마약 불법거래(drug trafficking) 등의 범죄가 더욱 창궐하게 된다든가 하는 등의 문제 말입니다.

A7) 기존 EU권역의 최대 고민중 하나가 바로 이것인데요.

범죄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옛 동유럽권의 조직범죄망이 이번 확대과정을 통해 세력확장을 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조직범죄에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범유럽정보기관의 창설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공산체제 당시 비밀경찰 체제를 유지했던 국가들은 이같은 구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Q8) 동유럽 국가의 EU 편입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어떨 것 같습니까?

A8) EU가 25개국으로 확대되면 4억6천만명의 인구에 세계 GDP의 4분의 1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권이 탄생하고 특히 대외교역 규모가 2조 4천억 유로로 미국(1조 7천억 유로)을 앞질러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오행겸 주EU대표부 대사는 13일 “EU 확대는 우리나라에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렇기 때문에 EU 확대 과정을 면밀히 살피면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새 회원국들의 관세가 인하돼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회원국간 역내시장 의존도가 높아짐으로써 반대효과도 있을 수 있으며, 또 환경, 노동, 식품 위생 등 분야에서 EU의 엄격한 기술규정이 적용돼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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