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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달 반대로 이라크 파병안 처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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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영달 반대로 이라크 파병안 처리 연기

"전투병 파병에 반대" "동의안 처리과정 투명해야"

국회는 16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라크 추가파병동의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전투병 파병 반대'와 '동의안 처리과정의 투명화'를 요구한 장영달 국방위원장의 고군분투로 일단 무산됐다.

이에 야당은 "열린우리당이 정신적 여당이라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요청한 파병동의안을 장영달 위원장이 미루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총선에서 파병 반대파를 열린우리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적 쇼가 아니냐고 강력반발했다.

***시민단체 참관 허용 둘러싸고 논란, 파행**

각 당 국방위 간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간사회의를 갖고 파병동의안의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과 민주당 한충수 의원은 "오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파병동의안을 의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열린우리당 소속 장영달 국방위원장이 "비전투병 파병은 찬성하지만 전투병 파병엔 반대한다"고 주장해 오후 회의에서 논의만 하고 의결은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오후 회의가 시작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국방위 회의 두 시간여 전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박순성, 권상훈 씨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변연식 공동대표가 이날 회의 참관을 신청했다.

장영달 위원장은 오후 전체회의 개회와 동시에 이들 세 명의 참관을 알렸고,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간사협의를 거치지 않고 위원장이 독단으로 시민단체의 참관을 허용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이를 이유로 박세환 간사를 제외하고 전원 퇴장해 파병동의안에 대해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시민단체 소속 참관인들도 모두 퇴장했고, 회의는 정회됐다.

10여분간의 정회 뒤 속개된 회의에서 장영달 위원장은 "파병문제만은 국민들에게 1백% 이해를 구하기 어렵더라도, 처리 과정이 투명하게 설명은 돼야 한다고 본다"며 "국회법상 참관인 허용 여부는 위원장 권한이다"라고 시민단체 참관을 허용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간사들에게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간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위원장 단독으로 회의를 운영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만섭 의원도 장 위원장에게 "회의록에도 남고 언론에도 공개되는데, 굳이 간사 협의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한나라ㆍ민주 vs 장영달**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파병안 처리 지연의 책임은 열린우리당과 장영달 위원장에게 있다"며 파병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이에 장영달 국방위원장 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맞섰다.

민주당 이만섭 의원은 이날 논의만 하기로 했던 각 당 간사 협의 자체를 비난하고, 파병동의안 의결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작년 12월24일에 파병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왔다"며 "파병 부대의 장비나, 선발대 파견, 예비비 예산 집행 등을 빨리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정신적 여당이라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요청한 파병동의안을 장영달 위원장이 미루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국회가 해야 할 일을 빨리 하지 않으니 국민들에게 불신을 사는 것 아니냐"고 우리당을 비난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열린우리당에서 반대하고 위원장도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이중전략 아니냐. 노 대통령이 사실은 보내기 싫어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파병은 몇 달 전부터 논의돼왔는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과잉의욕으로 국방부의 권한을 침범해 문제를 일으켰다"고도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상임위를 통과해도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되니, 오늘은 논의만 하고 본회의 직전에 다시 국방위를 열어 통과시키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만섭 의원의 양해를 바란다"면서 "한나라당은 오늘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특정 정당에 의해 합의가 안됐다"며 비난의 화살을 열린우리당에 돌렸다.

민주당 한충수 의원은 "본회의 전에는 통과시키겠다고 장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약속하라"고 장 위원장을 다그쳤다.

장영달 위원장은 그러나"각 당 지도부가 파병에 대해 책임있는 결정을 내놓은 바가 없다"며 "국익에 부합한 결론을 내기위해 각 당 지도부가 국민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자신있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국민 설득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정부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어 적어도 어떠한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밟아주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파병안의 졸속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위원장이 파병하기 싫어서 늦추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ㆍ칠레FTA처럼 상임위에서 통과되고 본회의에서 엉뚱한 일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교섭단체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야당, "우리당이 이라크 파병반대파를 끌어들이려 해"**

논란 끝에 회의는 산회됐다. 산회후 야당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열린우리당을 비난했다.

박세환 의원은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라크 파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비전투병을 파병하자는 것은 정부안을 결국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한충수 의원이 동조, "파병 반대파를 총선에서 끌어들이려는 것"이라며 "집권당에서 안한다는데 우리도 나서지 말자"고 말했다.

***조영길 국방장관, "답답하다"**

파병동의안의 상임위 통과를 기대했던 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산회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이 이러는데 행정부에서 뭐라고 하겠어"라면서도 "답답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산회 직후, 한나라당 박세환, 민주당 이만섭, 한충수 의원들과 잠시 자리를 갖고 "각 당 정책위의장들이 합의하고, 국방부가 처해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겠다고 말해서 오늘 처리를 기대했었다"며 "참관인 문제가 빌미가 된 것 같은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이날 처리가 되지 못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시민단체, "국회의원들이 졸속처리하려 한다"**

한편 이날 참관을 요청했던 참여연대 박순성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산회직후 기자들과 만나 "파병동의안은 상당히 부실해 통과될 수 없는 안"이라며 "졸속처리하기 위한 방법을 추구하려는 이유 말고는 논의도 하지 않고 산회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국방위원들을 비난했다.

박 소장은 "국회가 지난 1차 파병 때처럼 졸속으로 처리하려고 한다"며 "이런 사항일수록 공개돼야 하고, 공청회, 토론회 등을 많이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방위 전체회의가 개회될 때마다 참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위는 향후 전체회의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의원들은 2월 9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 전까지는 상임위에서 파병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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