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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편입 음모 드러나다

윤재석의 지구촌 Q&A <32>

Q) 조영길 국방장관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참여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혀 미사일 방어체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A) 그동안 미국측의 MD편입 압력성 행보로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MD라는 이름이 국방부 문서에 구체적으로 거명된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우려되는 바 큽니다.

조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미국으로부터 MD체제 참여를 요청받을 경우 △북한의 위협 △한ㆍ미연합 방위태세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해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조 국방은 “우리나라가 북한의 공중 및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나라도 자체적으로 대공 방어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해 MD체제의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국방부의 이런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그동안 제3세대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도입이 미국이 추구하는 MD체제와 무관하며, 노후된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해 전략목표물 방어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동안 밝혀온 내용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되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예산 및 가격문제 등으로 지난 2월 유보하기로 결정한 PAC-3 차기 유도무기 도입 사업(SAM-X)을 다시 추진키로 번복하고 이를 위해 내년에 1천3백억원을 배정한 예산안을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상태인데요.

업무보고서 내용이 파문을 일으키자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내 “만약 (미국의 참여) 요청이 있을 경우 그 당시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한다는 원론적인 의미라며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조 국방은 지난 12일에도 "미국으로부터 MD 체제 편입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참여할 능력도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날 보고서 내용으로 보아 그동안 한미간에 상당 부분 물밑작업이 이뤄졌고 결국 한국이 PAC-3 도입을 시작으로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Q) 최근 일련의 흐름을 보면 미국은 자체 로드맵에 따라 한국의 MD체제 편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형국 아닙니까?

A) 다분히 그런 분위기입니다.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직 MD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방공망을 잘 보강, 발전시키다 보면 (MD와)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MD와 연관이 있다 없다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해 MD 체제 참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김 보좌관은 "단기적으로는 북한 미사일보다 야포, 단거리 유도탄의 위협이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우방들과 비슷한 위협에 공감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MD체제 도입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한편 지난 10일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은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어떤 형태로든 자체 MD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고 이를 위한 중ㆍ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보다 닷새전인 5일 바로 차 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간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에선 한국의 방위비 부담 대폭 증액이 결의됐구요.

공교롭게도 이달 3일 고건 국무총리는 “현재 국방비 비율이 GDP의 2.7%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는 3%선을 넘어야 한다”고 국방비 증액을 공개 선언했는데, 전날 방한중인 월포위츠 부장관과 리언 러포트 주한미사령관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국방비증액을 요구했죠.

일견 독립된 사안처럼 보이는 이들 사건이 실상은 긴밀한 상관관계로 이어져 있고 바로 미국제 무기, 그중에서도 상당 부분 MD관련 무기 구입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는 데서 그런 정황을 엿볼 수 있는 것이죠.

Q) MD 편입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으로 심증을 설명해주시죠.

A) 그러려면 지난 5월 6일 국방부가 내놓은 ‘자주국방 비전’의 첨단무기 도입계획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2010년까지 우리가 도입을 계획중인 무기목록중 MD관련 무기를 살펴보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보잉 737 또는 767기종을 개조해 첨단 통신 시스템을 장착한 시스템으로 2005~7년 1조8천억원을 들여 4대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차기 유도무기(SAM-X): 레이시언사 기종으로 2004년부터 2조원을 들여 2개 대대규모의 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 48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지스(Aegis)함: 3조원을 들여 3척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대략 이것만 합해도 13조원에 달합니다.

이들 무기는 최근 미일간에 확정된 MD공조체제를 위해 일본이 도입하려는 무기 목록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입니다.

Q) MD체제란 무엇입니까?

A) 지난 1983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는 이른바 ‘스타워즈’라는 이름의 황당무계한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을 추진합니다. 당시 소련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상정한 이 계획은 침투하는 적의 미사일을 우주 공간에서 요격 격추시킨다는 구상으로 진행되어 오다가 실효성의 문제와 소련의 붕괴로 흐지부지되어 버린 뒤, 90년대에 탄도미사일방어(Ballistic Missile Defense)로 부활돼 추친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지구촌적인 물의를 일으켰지만 결국은 추진이 강행되고 있는 미국만의 일방주의적 방어체제입니다.

Q) MD란 용어로 통합되기까지의 과정도 관심거리죠?

A) BMD의 두 축은 미국 본토에서 적국의 침투미사일을 요격하는 국가미사일방어(National Missile Defense)와 미국의 우방 및 외곽 해역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전역미사일방어(Theater Missile Defense)를 말합니다.

NMD는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된 불량국가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공중에서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방위개념이고 TMD는 해외주둔 미군과 동맹국 보호,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 본토 공격을 외곽에서 사전 차단하는 방위개념입니다.

그것을 조지 W 부시 현대통령이 2년전 통합해 MD로 재출범한 것인데요.

미국은 MD중 NMD 부분에 대해서는 당초 2015년까지 알래스카 등지에 요격 미사일 100기와 조기경보 레이더, 적 미사일을 탐지하는 인공위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앞당겨 내년부터 배치를 시작해 조기에 구축을 끝내겠다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한편 ▷적의 미사일 발사초기에 레이저등으로 요격하는 발사요격단계(BPI) ▷대기권밖 고공에서 요격하는 전역고고도방위체제(THAAD) ▷대기권내에 진입한 적의 미사일을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하는 저층요격 등으로 이뤄지는 TMD 부분은 PAC-3, 이지스 해상요격체계 등은 이미 실전 배치된 시스템으로 이미 구축에 들어간 셈입니다.

아무튼 이 두 가지를 조지 W 부시 현대통령이 2년전 통합해 MD로 재출범한 것이죠.

Q) MD체제가 실효성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요.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A) 우선 시험용 요격체 로켓은 정밀하게 통제된 조건에 따라 목표물로 유도되지만 이런 상황은 실제 ICBM의 피격상황과 크게 다릅니다. MD 기술의 핵심은 적의 미사일과 교란용 비행물체를 정확히 구별해 적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도록하는 것인데요.

현재 개발된 요격체 센서는 번쩍이는 불빛을 물체로 식별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교란용 물체가 빛의 형태를 띨 경우 교란용과 실제 탄두를 구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99년 10월 1차 요격실험 이후 지난해 말까지의 8차례 실험에서 5번밖에 성공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취약성 때문입니다.

참, 미 국방부가 개량 이지스 전투시스템이 장착된 순양함을 이용,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실시한 미사일 요격실험이 실패했다고 18일 이실직고했는데요.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과 해군이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실험에서 표적미사일은 카우아이섬 소재 태평양미사일발사장에서 발사됐고 2분 뒤 인근 해상의 `레이크이리'호가 함대공 미사일을 쏘았으나 요격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중ㆍ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해양 방어시스템을 개발중인 미국은 실제 함대공 미사일을 발사, 표적미사일을 요격하는 이번 실험에서 실패함으로써 지난 3차례 성공에도 불구하고 해양방어시스템, 나아가 TMD용 방어시스템 구축에 적잖은 난관을 겪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MD의 추진 주체인 미 국방부가 MD추진이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내부보고서를 작성했을까요.

뉴욕 타임스는 2001년 6월 25일 미 국방부 운영시험평가국이 2000년 8월에 펴낸 ‘MD계획관련 내부 보고서'를 입수, 폭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D의 현실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로 첫 실험인 1999년 10월 당시 시험용 탄두 속에 내장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태평양 상공의 목표물을 따라잡는 성능은 확인했지만 그 뒤 실시된 2건의 시험발사는 잇따라 실패로 끝난 것을 예로 들어 일부 무기의 운영시스템을 실전배치하는 것은 실제 전투상황에서 효율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MD계획에 활용할 만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또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때 복수 목표물들을 가상한 시험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았으며 훈련용 시뮬레이터에는 소프트웨어상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적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시험발사 완료 전에 이를 실전배치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뉴욕타임스는 비판했습니다.

Q) 이처럼 문제점 투성이인데도 미국이 MD배치를 강행하려는 이유는 어디 있습니까?

A)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 9월 MD 시험발사의 잦은 실패 결과를 보고 받은 뒤 해당 프로젝트를 연기시킨 적이 있습니다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들어오면 MD추진은 가속도를 받고 진전됩니다.

앞서 럼즈펠드의 발언이 바로 그 속셈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돈 문제죠. MD는 일단 NMD부문에만 최소 6백억달러가 소요되고(2002˜3 회계연도에만 76억달러나 책정) TMD부문까지 치면 얼마가 들어갈지 모르는 ‘돈 먹는 하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MD를 강행하는 속셈은 미국 경제의 근간인 군산복합체(Military Industrial Complex)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관측이죠.

그것은 MD에 들어갈 무기 목록이 보잉, 레이시언, 록히드마틴, TRW 등 미국 굴지의 군수산업체인 점으로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냉전 기간동안 지속적인 호황을 구가해 온 군수산업체가 냉전 종식후 이렇다 할 무기수요가 없어짐에 따라 일종의 손떨림 증상을 겪어오다가 MD라는 ‘봉’을 만났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부풀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보니 이들 군산복합체는 부시 공화당 정권의 최대 후원그룹이자 이익집단이기도 하니 재선레이스에서 2억달러를 모금해야 하는 부시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돈줄이네요.

Q) 문제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MD의 전위대로 만들려는 데 있는 것 아닙니까?

A) 일본의 경우 스스로 수년전부터 MD공동연구를 추진해 왔고 이달초 일본 방위청이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방어(MD)와 관련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지대함미사일 패트리어트 PAC-3와, 미국이 독자개발한 이지스함 탑재형 SM3로 이뤄지는 2단계 요격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구입비 또는 계약비를 편성키로 확정했을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이것은 최근 전쟁대비법인 유사번제 3건 통과로 노골적인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이 미국의 MD에 편입해 합법적으로 더욱 강력한 방어 및 공격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속셈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와중에 우리나라도 도매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Q) MD체제에 편입해서라도 국방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긍정적 측면도 있는 것 아닙니까?

A)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MD부문중 우리가 담당해야 할 TMD 부분이라는 것이 현재의 주적인 북한과의 대치에선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MD의 방어 또는 공격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얘기가 됩니다.

이미 두 나라는 부시가 탄도탄미사일협정(ABM)을 파기하고 MD의 본격 추진을 선언한 2001년, MD에 대응하기 위한 요격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곧 이어 인도와 중앙아시아 5개국도 이에 동참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인도와 중앙아 5개국은 그렇다치고 중국과 러시아는 바로 한반도의 안위와 직결되는 이해당사국이자 한반도 논의 테이블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진 주변 열강인 것입니다.

한국이, 미국의 MD체제의 부속품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들 열강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를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는데 몇가지 주요의제 중에서도 미국측이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MD관련 무기 도입건일 것입니다. 워낙 규모가 크니까요. 회담에 참석하는 정책 담당자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텐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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