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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다음은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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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

윤재석의 지구촌 Q&A <25>

Q) 요즘 지구촌 최대의 현안은 역시 20일 시작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지만 우리로서는 이라크전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하겠는데요.

A) 이라크전 발발이후 지구촌은 미국의 다음 타깃으로 북한이 지목되고 있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21일 이라크전이 급격한 국제질서 변화의 서막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라크전이 조기 진압될 경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것은 전통 우방들의 극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단행한 방어논리가 바로 ‘예방전’이라는 데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재작년 1월 29일 조지 W 부시가 연두교서에서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란, 이라크, 북한 등 불량국가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방위의 중심축으로 내놓은 예방전은 중동의 재편, 새로운 동맹체 건설 등으로 대표되는 신보수주의 개념의 한 축으로 부시주위에 포진하고 있는 참모와 휘하 인물 등을 한데 묶는 공통 도그마이기도 한데요.

이 말은 이라크전이 종료되면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는 대북 무력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귀결됩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1일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이 시작됨으로써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남한정부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이 갈등의 소용돌이에 말려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낸 데이어, 파이낸셜 타임스는 22일 “북한은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선제공격 목표물이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23일 “한국인들은 다음 공격목표가 북한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북반구 한 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습니다.

Q) 이라크전 개전 이후 북한이 취하고 있는 태도도 관심거리인데요.

A) 전반적으로 북한의 태도는 “신중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사실을 사건 발생 약 12시간만인 20일 밤 11시 35분에 전함으로써, 지난 91년 1월 17일 제1차 걸프전 때 발발 직후인 당일 낮 12시35분에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긴급보도로 전했던 것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연일 외신만을 단순보도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미국의 대 이라크 첫 공격이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점을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제한적 정밀 폭격(surgical strike)’, 또는 ‘쪽집게 폭격(pin point strike)’ 방식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제한적 정밀 폭격’은 최근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기습폭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과 맥이 닿는 공격형태인 동시에 지난 1994년 핵위기때 미국이 실행직전까지 갔던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계획과도 같은 형태이거든요.

Q) 실제로 북한 내부 상황은 현재 어떻게 돌아가는지요?

A)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이라크 공습 직전 “북한이 미국의 관심이 이라크에 집중된 틈을 타 앞으로 몇주간 더욱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저지를 것으로 예상되며 극단적인 경우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현재 북한이 핵재처리나 미사일 발사 시험준비 등의 도발적 시도를 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좌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입니다.

평화적 해결을 기본 카드로 꺼내면서도 무력 행사 카드를 슬쩍슬쩍 내비치는 미국이 요즘 남한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예의 불쾌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내보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2일 평양 일원에서 두차례 공습 대비 훈련이 있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Q) 북한의 대외선전은 여전하죠?

A)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이라크 전쟁이 개시된 시점에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2개 동시전쟁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면서, 북미 직접대화를 재차 촉구했습니다.

물론 이 말은, 미국이 현실적으로 윈윈전략, 즉 중동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북한이 일종의 투정, 또는 스스로 느끼고 있는 두려움을 반어법으로 내뱉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2일자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반복해서 비난, 경고하는 것이 북한과의 화해를 거리낌없이 토로하면서 미국과 거리를 뒀던 노무현대통령이 최근 미국 친화로 돌아서고 더욱이 비전투요원들이라고는 하지만 7백여명을 이라크전에 파병키로 한데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Q) 북한의 행보와 관련해 주변 이해당사국들의 행보도 관심거리인데요.

A) 미국은 지금 남한 전역을 무대로 한미연합 훈련과 유사시 전력증강훈련을 잇따라 실시하면서 스텔스 전폭기 6대와 F15기 20여대,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을 남한에, B52전폭기를 괌에 배치하는 등 동아시아지역 군사력을 증강해놓고 있습니다.

이 무력은 여차하면 북한의 도발을 차단한다는 명분아래 구체적인 공격 도구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배치입니다.

BBC방송도 21일 한미 합동 훈련이 이미 9개월전에 계획되었던 것이지만 북한의 핵개발 야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강도높게 진행돼 주목된다는 내용을 내보냈습니다.

한편으로 북한의 도발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일본은 북한이 이라크전을 기화로 도발을 벌일 가능성에 대비해, 항공자위대의 조기경보기(AWACS) E767을 동해상공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은 지난 2일 북한 전투기가 미 첩보기에 위협 근접한 사건을 계기로 동해에서 조기경보기를 동원한 대북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현재 주일미군이 운용중인 조기경보기는 한대뿐이고 자위대는 4대를 운용중이라서 감시 강화를 위해 일본 항공자위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북한의 위기 조성 분위기에 편승해 일본이 자위를 기화로 군사력 증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한반도 분위기, 특히 북한 현안은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A) 우선 이라크전이 단기간에 끝날 경우와 장기전으로 갈 경우로 나눌 수 있겠는데요.

미국이 2~4주안에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끌 경우, 미국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더욱 화해적인 노선을 택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이라크전을 끝낸 후 북한을 정권교체의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미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북한 관측통들은 북한의 적대행위 고조가 미국과 예기치 못한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있거든요.

Q)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지겠군요.

A) 북한은 미국이 이라크전에 계속 발목이 잡혀 있을 경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핵 재처리와 미사일 시험발사 등 대량파괴무기 관련 도발 행위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일 북한이 중ㆍ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또는 영변 원자로에서 수거한 폐연료봉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의 재처리 등과 함께 극단적인 경우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황이 더욱 고약해집니다.

미국은 ‘윈윈 전략’은 못되더라도 지난 2001년에 채택한 ‘윈+플러스 전략’에 입각해 족집게 폭격으로 북녘을 두드릴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면 원치 않는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지난 주말 서울시청 광장과 대학로 등에서 벌어진 평화염원시위가 여타 지구촌 도시들에서 벌어진 어떤 반전시위보다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와 닿은 것도 바로 이라크전 이후에 한반도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현실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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