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분별없는 몇몇만 보고 전체 평가하지 말기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분별없는 몇몇만 보고 전체 평가하지 말기를"

<프레시안 기사를 읽고> '내가 이회창 후보를 찍었던 이유'

대선이 끝난 다음 날인 12월20일 '송파에 사는 한 소시민'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독자분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자신은 이번 선거에서 이회창 후보를 찍었다고 밝힌 이 독자분의 소중한 글을 읽고 프레시안의 그동안 보도태도를 돌이켜 보며 많은 것을 자성했다.

이 분의 글을 프레시안 독자들이 일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여기에 전문을 싣는다. 대선이 초래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선 왜 상대방이 다른 선택을 했는가를 서로 차분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독자분은 이메일에서 자신의 이름도 밝혔으나 여기서는 밝히지 않도록 한다. 편집자

***송파에 사는 한 소시민입니다**

저는 송파에 사는 나이 지긋한 그저 한 소시민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프레시안 기사를을 자주 읽고 있는 독자이며 다른 인터넷 신문과는 달리 또 조중동에서는 느낄 수 없는 프레시안만의 독특하고도 객관적인 기사가 좋아 자주 들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저는 처음부터 이후보를 지지한 사람이며 노후보의 당선에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 오늘 프레시안 기사를 읽고 있던 중 "오후 2시에 뒤집힌..." 이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중 한가지 짚어보고 싶은 게 있어 감히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제가 이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오로지 한가지였습니다. 그간 현 정부가 보여 주었던 실망감과 각종 비리 및 부정 사건들을 처리하는데 민주당을 배경으로 하는 노후보 보다는 그래도 딱딱하지만 대쪽이라는 이후보가 더 나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는 "뿌리 깊은 특권층적 반 노무현 정서"가 아니라 그간 "구석구석에서 뭘 하는지도 모르게 감추기에 급급한 반 민주당" 정서 때문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천도 공황론이 소위 잘사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후보가 주장했던 천도공황론은 아예 논리에도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네가티브 주장이었기에 이를 가지고 흔들리지는 않았으며 이들 지역의 주민들도 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천지역의 차이가 다른 지역과 달랐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 개인 의견일지는 몰라도 현 정부가 저질렀던 의혹과 비리는 솔직히 좀 산다는 사람들에게조차 반감을 가지기에 충분했으며 50조원 이상이라고 하는 회수불능 공적자금 같은 것은 반드시 짚어 보아야할 대목입니다만 단지 노후보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저는 이후보를 지지했던 것이며 이들도 같은 의견일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노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정치의 역사를 시작하는데는 병풍, 세풍, 원정출산등의 의혹을 가진 이후보 보다는 노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여겼을 것이며 이러한 점은 지지 배경이나 당적등을 떠나서 본다면 전적으로 저도 동감합니다. 해서 만일 노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다른 당적으로 나왔더라면 응당 저는 노후보를 지지했었을 것이며 이는 다른 제 주위의 의견도 같았습니다.

한나라당이, 아니 이후보가 패한 주된 이유는 과거 비리의 청산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더 갈망하는 신세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결과를 놓고 보면 아마도 정후보까지 포함한 3자 대결에서조차도 적지 않은 표차로 노후보가 승리했을 것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이는 이미 대세의 흐름이었으며 될 사람이 된 것이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습니다.

어쨌든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 지역감정의 골은 우리 이후 세대들에게 까지 부담을 주게 될지도 모를 역사적인 과제일 것이며 이와 함께 현정권의 경제 비리나 의혹들도 새로운 노무현 당선자께서 국민들의 마음이 시원해지게 잘 플어 나가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잘 살지는 못합니다만 지역적으로는 그래도 산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있는 소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이가 질시와 반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조금 산다고 해서 거만과 아집에 빠져 있는 것만은 아니며 이들도 평범한 한 인간일 뿐입니다. 미워하거나 대립해야하는 상대는 아니랍니다.

일부 계층의 몇몇 사람들이 벌이는 분별없는 행태만을 가지고 모두를 평가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며 대부분은 나름대로 고생하고 힘들여서 또 IMF 같은 어려운 고비를 겨우 겨우 넘기면서 오늘의 위치에 앉게 된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들도 이들대로는 의견과 의지가 뚜렷한 사람들입니다만 단지 이들은 가족이나 사회적인 위치 등을 생각해서 그저 조용히 살고 있을 뿐이랍니다.

두서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시어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프레시안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송파에서..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