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홍세화 기획위원의 MBC '100분토론' 민주노동당 찬조연설 문제로 불거진 현직 기자들의 정당가입 문제에 대해 오는 30일 한겨레신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투표에 붙이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13일 열린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편집국에서 내린 홍 기획위원 직무정지 조치에 대해서는 조상기 편집국장에게 일임했다. 조 편집국장(편집위원장)은 이날 홍 위원에 대한 직무정치 조치를 해제했으며 홍 위원은 13일부터 다시 토론면 '왜냐면'의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신문 윤리위원회의 사내 투표와 홍세화 기획위원에 대한 원상복귀 결정방침을 통보받고 정태인씨가 기고한 칼럼 '부끄러웠지만… 역시!'.>
한겨레신문 윤리위원회(위원장 정연주 주간)는 13일 회의를 통해 "윤리강령을 개정하는 문제는 사내 조직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며 "투표에 앞서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한 토론을 거쳐 26일 공청회를 실시하고 30일 6백여명의 전 직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연주 윤리위원장은 "그동안 언론인의 정당가입 문제와 관련, 사내에서 고민도 많이 했었고 많은 논의과정도 있었는데 외부에는 앞뒤 과정이 잘라진 채 전해졌다"며 "애초 대선이 끝난 후 이 문제를 결정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논의가 돼왔는데 이번 기회에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상기 편집국장은 "홍세화 기획위원 문제는 강령과 직무규정과의 마찰에서 빚어진 문제인데 윤리위원회가 사내토론을 거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홍 기획위원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원상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홍세화 기획위원은 "언론인의 정당가입 문제를 토론과 투표에 붙이기로 한 윤리위원회와 편집위원장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내 입장에서 완벽한 걸 기대할 순 없겠지만 공청회나 투표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위원은 투표결과가 정당가입을 불허하는 현 윤리강령 고수쪽으로 결정이 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한겨레신문을 떠날 생각은 없다. 일단 공청회와 투표결과를 지켜본 후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인 연구위원, 윤리위원회 결정 듣고 칼럼 제목과 내용 바꿔**
한편 한겨레신문 고정 칼럼니스트인 정태인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14일자 한겨레신문 초판에 이 문제와 관련,'부끄럽다 부끄럽다'는 칼럼을 기고했다가 윤리위원회 결정을 듣고 바로 '부끄러웠지만… 역시!'라는 제목으로 기고내용을 바꿨다.
정태인 연구위원은 이 글에서 "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지식인들에게 앞으로 <한겨레>에 기고를 할 때는 홍세화 문제를 거론하자고 제안할 참이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내고 초판 신문이 나온 뒤,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역시 <한겨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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