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이 세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the Pew Research Center, PRC)가 4일 발표한 '2002 세계인의 생각' 보고서(퓨 글로벌 애티튜즈 프로젝트, PGAP)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72%가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하고 있으며 73%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다른 나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조사 대상 44개국중 최고 수준이며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최고이다. '미국의 일방적 외교정책'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두 질문 모두에 대해 50% 이상이 반대의 목소리를 낸 국가는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인의 59%는 미국의 일방적 외교에 대해, 인도네시아인의 64%는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또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반대 비율도 이집트, 요르단 등 이슬람국가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비율을 보였다. 이집트는 79%, 요르단은 85%가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비회교권 국가중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반대 비율이 절반을 넘은 나라는 지난해 이후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한국 두 나라 뿐이다.
이처럼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이 악화된 것은 무엇보다도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와 부시 미 행정부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앤드류 코후트 PRC 국장은 "한국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퓨 리서치 센터는 "한국민은 미국이 한국의 문제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이미지 호감도는 2000년(58%)보다 5% 포인트 하락한 53%로 나타났으며 2000년과 비교가능한 27개국 중 일본(5%P)을 비롯해 독일(17%P), 영국(8%P), 파키스탄(13%P), 터키(22%P), 인도네시아(14%P), 케냐(14%P) 등 모두 20개국에서 하락했다.
반면 미국에 대한 이미지 호감도가 상승한 국가는 나이지리아(31%P)와 우즈베키스탄(29%P), 러시아(24%P) 등 7개국이다.
이번 조사는 미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전세계 44개국 3만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며 한국의 경우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7백19명을 대상(오차범위 ±3.7%)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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