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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싫다"

'반미감정' 최근 2년간 크게 확산-44개국 여론조사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이라크 전쟁과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으로 인해 반미감정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이미지는 전통적 우방인 영국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크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퓨 글로벌 애티튜즈 프로젝트(PGAP)'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과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세계 44개국 국민 3만8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미(對美) 태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2000년부터 추이변화 집계가 가능한 27개국 가운데 19개국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IHT가 5일 보도했다.

IHT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의 대테러전쟁을 지지하고 있으나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우방국들과 동맹국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람국가들의 반미감정 위험수위**

앤드류 코후트(Kohut) PGAP 국장은 "지구상의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이미지가 동맹국들의 도움을 필요없도록 만들었다"며 "동맹국들은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적을 공공의 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GAP가 4일 발표한 '2002년 세계인의 생각'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전통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영국과 캐나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나라들과 이슬람 국가들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나타났다. 터키의 경우 미국에 우호적인 사람들의 비율은 2년 전에 비해 22% 포인트가 줄어든 30%에 그쳤으며 파키스탄은 13% 포인트 떨어진 10%로 집계됐다. 특히 중동지역의 이집트 국민중 69%, 요르단 국민중 75%는 미국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이미지 하락 이유 '일방주의' '미 국익 앞세운 경제정책' '빈약한 세계 기여도'**

보고서는 또 응답자들은 세계의 주요 이슈로 AIDS와 전염병, 종교ㆍ인종간 갈등, 핵무기, 빈부격차, 환경오염과 생태문제를 지적했다며, 미국의 이미지 하락은 일방주의적 대외정책과 세계 빈부격차 해소에 미흡한 경제정책, 세계 문제에 대한 빈약한 기여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PGAP는 또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국민들의 대다수는 군사력을 이용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내는 데 반대했으며 프랑스와 러시아 국민중 4분의 3 이상이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계획이 석유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PGAP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이 해외에서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슬람권에서 매우 좋지 못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PGAP는 그러나 러시아에서 미국과 미국 시민에 대한 호감도는 24%가 늘어난 61%를 기록해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으며 나이지리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국의 기술적 성공과 문화수출에 대해서는 호감을 표시하는 반면, 거의 모든 나라들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싫어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즉 미국의 기술과 문화를 부러워한다고 응답한 나라들 가운데서도 캐나다인 54%와 독일인 67%, 프랑스인 71%, 이집트인 84%는 미국식 사고와 풍습이 확산되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다. 반면 미국인 10명중 8명은 미국식 사고와 풍습의 확산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해 다른 나라 국민들의 의식과는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태도는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캐나다인의 77%가 미국 음악과 영화, TV를 좋아한다고 응답했으며 이같은 태도는 베네수엘라(78%)와 폴란드(70%), 일본(74%), 코트디부아르(84%), 영국(76%) 등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독일인 이라크 전쟁 반대여론 71%로 미 동맹국 중 가장 높아**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독일 국민들의 여론이 71%로 영국의 47%나 프랑스 64%와 비교할 때 무척 높은 것이라며, 독일인 가운데 48%는 중동분쟁을 후세인 정권의 위협보다(31%)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상반된 조사결과가 나왔다. 독일인들이 이라크 전쟁에 크게 반대하는 이유는 이라크 전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우려(55%)가 있으며,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유럽내의 테러위협도 더 커질 것(53%)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미국의 동맹국 국민들은 미국의 문화와 기술, 국민들에 대해서는 아직 호의적이지만 미국 정부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과 미국 국익만을 우선시하는 경제정책 등이 이같은 호감을 점차 퇴색시키고 있는 것이다.

PGAP 여론조사계획을 주도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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