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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월드컵 경제효과 기대하지 말라"

<월드컵 경제학> 영국 언론 "시설투자보다 사후관리 신경써야"

2002 월드컵이 목전으로 다가오며 권력형 비리와 정쟁에 식상해 있던 국민들이 26일 프랑스전 등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대표팀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에 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국과 일본의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외국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의 자본이 투자된 이번 월드컵이 막대한 경제적 수익을 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예측하고 있다. 요컨대 주최국의 낙관적 기대와는 달리 '빈손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는 특히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경기장 건설이 과잉투자가 아니었느냐는 지적과 함께 한일 양국이 예상하고 있는 수십만명의 관광객 규모가 기대치에 훨씬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사진>

***월드컵 개최국 "사상 최대 투자에 수익은 '빈손'될 듯"**

영국 선데이텔리그래프는 26일 '월드컵은 빈 잔'이란 기사에서 "올해 월드컵은 축구 대회 사상 최대의 자본투자를 의미한다"며 "그러나 서양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주최로 인한 경제적 혜택은 입지 못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주 발행 예정인 'JLL Japan'이라는 일본의 한 투자자문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영구히 지속될 단 하나의 유산은 아마 축구스타디움 형태의 값비싼 골치덩어리들을 수집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 축구장들은 평생 텅 빈 채로 존재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경우 15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10개의 축구경기장을 신설했으며, 일본은 축구경기장의 신설과 보수에 약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도로 등 추가 기간산업을 포함한 전체 자본투자액은 한국이 25억 달러, 일본은 5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주최국인 한국은 월드컵 주최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이익이 88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규모는 한국 국내총생산량의 2.2%에 해당된다.

선데이텔리그래프가 지적하는 문제점은 월드컵 주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과연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올바른 종류의 인프라를 구축했느냐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월드컵을 지방의 경제부흥을 위한 여건조성으로 활용하려고 하지만 축구장 자체가 양국의 야망에 찬 목표를 이룩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벤 샌더슨 JLL 부회장은 "월드컵 개최의 GDP성장 기여도에 대한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같다"며 "우리는 월드컵이 주최국들의 GDP에 미치는 상당한 통계학적 거시경제 효과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JLL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관광객의 수가 주최국의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한일 양국의 국민들도 월드컵 관련지출은 늘리는 반면 다른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디언 "월드컵 경기장 사후관리가 더 중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25일 '황금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는 낙관론자들의 주장을 토대로 월드컵이 80만명 규모의 관광객과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조하며 수조엔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과거에도 제기됐던 회의론과 맞부딪히고 있다며 특히 지난 9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일본 나가노시의 예를 볼 때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나가노시 또한 98년 동계올림픽 유치 이전 월드컵 주최로 인한 경제효과와 비슷한 수확을 약속받았으나 올림픽 후에 찾아올 부작용은 아무도 경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로와 철도, 스포츠 시설 건설을 위한 최초의 자본투자 이후 나가노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볼슬레이 슬로프와 스케이트장을 위한 막대한 운영비용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가노시의 한 은행장은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부터 피할 수 있었으나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우리는 더욱 힘들게 경기침체를 느껴야 했다"고 회고했다.

즉 월드컵이 장기적 부채로 끝날 우려가 있는 단기적 경기부양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개최국들은 단지 8개의 경기장만 제공하면 되지만 한국과 일본은 30억 파운드가 넘는 비용을 들여 각각 10개의 스타디움을 건설했다. 여기에 일본의 83개, 한국의 12개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국 대표팀의 베이스 캠프 유치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다.

가디언은 이같은 경기장 건설이 일본의 경우 8대 도시중 4곳인 나고야 후쿠오카 히로시마 도쿄에서 한 차례의 월드컵 경기도 열리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일본이 건설한 10개 경기장 중 2개만이 월드컵 이후 손익분기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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