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당시 사망자들이 가장 많이 매장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북부의 티타녠에서는 미셸 마르텔리 대통령의 주관으로 추모 행사가 열렸다. 공휴일로 지정된 이날 아이티 각지의 교회에는 어두운 색 옷을 입은 남성과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고 <BBC>가 전했다.
▲ 지진 참사 2주년을 맞은 12일(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 북부지역에서 미셸 마르텔리 아이티 대통령이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르텔리 대통령 뒤에 걸려있는 시계는 지진이 일어났던 2010년 1월 12일 오후 4시 53분을 가르키고 있다. ⓒAP=연합뉴스 |
마르텔리 대통령은 유엔 특사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지진이 발생했던 오후 4시 53분 화환을 묘지에 내려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진 사망자 30만 명은 아이티 인구의 2%에 해당하며,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140억 달러(약 16조 원)로 추산된다.
<AP>는 이날 유엔 관계자들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지진으로 사망했던 102명의 유엔 직원들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재해로 직원 102명이 한꺼번에 숨진 것은 유엔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추모식에서 "오늘 우리는 단지 비극과 망자를 기억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희생자들에게 빚을 졌기 때문에 아이티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텔리 대통령은 아이티 현 정부가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재건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티 정부는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로와 학교가 건설됐고, 수천 명의 아이티인들이 공원에서의 노숙 생활을 접고 새로 지어진 집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50만 명의 국민들은 집을 잃은 상태다.
몇몇 아이티인들은 이날 재건 사업의 지연을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재건 사업의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이티에서는 지난해 9월 유엔 아이티 안정화 지원단(MINUSTAH) 소속 평화유지군 일부가 10대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항의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재건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미진한 편이다. 지진 발생 2개월 뒤인 2010년 3월 국제사회는 2010∼11년 동안 45억 달러의 재건 비용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난해 3월 기부 이행률은 37.2%에 그쳤고, 올해 1월 기준으로도 52.9%(23억8000만 달러)만이 모인 상태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건물 잔해 제거와 이재민 정착 작업 등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에도 많은 아이티인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남아있다"며 재건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부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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