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LA 경찰은 지날 주말 동안 차량과 건물 등에 불을 지른 사건에 연루된 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적에 24살로 알려진 이 남성은 자신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왔다고 밝혔지만 언제부터 미국에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LA 선셋 대로 근처에서 수상한 미니밴을 검문하다가 이 남성을 검거했으며, 차에는 방화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품이 발견됐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과 31일 화재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찍힌 남성과 인상착의가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그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50건이 넘게 벌어진 방화 사건에 얼마나 연루되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남성이 범죄에 연루된 것은 확실하지만, 죄를 증명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이 머물던 아파트의 한 이웃은 <AP>에 그가 모친의 불법 이민과 관련한 법적 문제로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그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일단 입을 닫았다. 수사관들은 이 남성 이외에도 방화에 가담한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2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소방관들이 차량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AP=연합뉴스 |
LA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연쇄 방화 사건이 일어났으며 2일에도 12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기간 동안 일어난 총 55건의 화재 중 54건이 할리우드 지역에 집중됐다. 불은 대부분 인근에 세워진 차에서 시작되어 건물로 번졌으며 지금까지 총 300만 달러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불에 탄 건물 중에는 1960년대 록밴드 '더 도어스'의 보컬리스트 짐 모리슨이 살았던 집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화를 진압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신 소방관 등을 제외하면 인명피해는 없었다. <LA 타임스>는 시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워터 등 SNS에 올라오는 정보를 처음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화염병 투척…소수인종 노려
한편, 뉴욕에서도 새해 첫날 특정 종교와 인종을 노린 것으로 의심되는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퀸즈 동부에 있는 이슬람 센터와 가정집 2곳, 식료품 점 등 4곳에 잇따라 화염병 공격이 가해졌다.
첫 공격은 1일 오후 8시 식료품점에서부터 시작됐고, 10분 뒤 한 흑인 가정집에 또 다른 화염병이 투척됐다. 세 번째 공격은 30분 뒤 이슬람 센터에 가해졌으며 마지막 공격은 다른 가정집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뉴욕 경찰은 밝혔다.
공격을 당한 대부분의 건물은 피해가 경미했지만 두 번째 공격이 가해졌던 흑인 가정집은 거의 전소됐다. 60명의 소방관들이 40분 동안 애를 써 불길을 잡았지만 이곳에 살던 이들은 당장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됐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 건물 주변에 세워진 차 안에서 용의자들은 화염병을 투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염병이 던져진 건물들은 모두 소수민족이 집단 거주하는 퀸즈의 자메이카 지구에 있었으며, 피해 건물 사이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서 의도적으로 소수인종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비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의 개방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사회에서 이런 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뉴욕이 모두에게 안전하고 관대한 공간이라는 점을 확신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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