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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 뒤집어 쓴 시애틀 '진보 멘토' 사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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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 뒤집어 쓴 시애틀 '진보 멘토' 사진 파장

84세 노인에게 최루액 세례

미국 서부 도시 시애틀에서 열린 월가 점령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액을 얼굴에 뒤집어 쓴 84세 노인의 사진이 충격을 주고 있다. 온라인에서 이 사진이 급속도로 퍼져 경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시애틀 시장은 황급히 사과했다.

마이크 맥긴 시애틀 시장은 16일(현지시간) 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평화로운 시위에 참가했던 이들에게 최루액을 사용한데 대해 유감"이라며 경찰의 과잉 대응을 사과했다. 최루액을 동원한 경찰의 시위 진압은 월가 시위 초반부터 있어왔지만 시장이 나서서 사과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시애틀에서 사회 운동을 벌여온 84세의 돌리 레이니는 이 한장의 사진으로 미 전역에서 이름을 알렸다. ⓒAP=연합뉴스

맥긴 시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최루액을 맞았던 시위 참가자가 2009년 시애틀 시장 선거에도 출마하는 등 지역에서 잘 알려진 고령의 사회운동가 돌리 레이니였기 때문. 그는 1950년대부터 시애틀에서 진보 운동을 벌여온 인물로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활동가들의 롤 모델'이라는 찬사를 들어왔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뉴욕 주코티 공원의 농성장이 강제 철거된데 대해 같은 날 밤 시애틀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 시간 버스를 타고 가다 경찰 헬기 소리를 들은 레이니는 뉴욕 시위대와의 연대 의식을 보여주겠다며 시위에 동참했다.

레이니는 <AP>에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시위대 쪽으로 밀려오기 시작했고, 우리를 아주 좁은 장소에 몰아넣은 뒤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와중에 최루액을 얼굴에 맞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레이니의 사진은 급속히 퍼졌고 두 달째 이어지는 월가 시위 장면 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됐다. 레이니는 이 사진에 대해 "정말 섬뜩하다"며 "난 그렇게 이상하게 생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시애틀 경찰 측은 "최루액 스프레이는 노인에게 썼다고 해서 더 해로운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가 더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시장까지 나서서 사과해야 했다.

'시애틀을 점령하라' 시위대는 16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시장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가 벌어졌을 때 시애틀 경찰국장이었던 놈 스탬퍼의 최근 칼럼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스탬퍼는 <네이션> 최신호(28일자) 칼럼에서 당시 시위대를 물리력으로 제압하려 했던 자신의 결정이 시와 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고 후회하면서 월가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국 경찰이 예전보다 무장이 강화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레이니를 통해 또 한 번 드러난 '연대'의 힘이 월가 시위 시작 두 달째를 맞는 17일(현지시간)에도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의 월가 시위대들은 17일 오전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운영을 방해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보스턴과 디트로이트, 포틀랜드 등 미 주요 도시에서 동조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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