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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유동성 최우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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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유동성 최우선 지원"

"급격한 예금인출 없으면, 상반기 저축은행 추가 영업정지 없다"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미 정책 신뢰가 훼손된 상태여서 효과는 미지수다.

가지급급 지급 시점, 일주일 앞당기기로

금융위는 영업정지 이후 3주 가량 걸리던 가지급금 지급 시점을 2주일로 1주일 앞당기기로 했다. 가지급금 제도란 급히 자금을 필요로 하는 예금자에게 예금보험금을 지급하기 전에 예금의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것이다. 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예금을 담보로 한 은행 대출을 예금액의 80%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 역시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들의 불편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 저축은행 영업정치로 피해를 입은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8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 혜택을 부여해 주기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9시 부산을 방문해서 부산시장과 지역 저축은행장 등과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발표한 '부산지역 저축은행 및 기업·서민금융 지원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 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은 급격한 예금인출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더 이상 고객의 예금지급 요구에 응할 수 없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돼 부득히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과도한 예금인출만 없다면,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추가 영업정지 없다"

그는 "현재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및 부산2저축은행을 제외한 부산지역 10개 저축은행의 경우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로 인한 과도한 예금인출만 없다면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추가적인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과도한 예금인출', '상반기', '부실'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저축은행의 추가적인 영업정지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유동성의 만기를 연장해서 이자부담을 완화하고 적격대출채권의 담보종류별 자금지원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한편 구조조정 기금을 통한 저축은행 부실 P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매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대한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또 부산지역 서민들이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3대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우대금융을 집중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김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저축은행중앙회장, 국민은행장, 농협신용대표, 기업은행장, 부산은행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금융위, 거짓말은 안했지만 정책 신뢰에는 균열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발표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김 위원장이 부산, 대전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내놓은 게 지난 17일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 19일 아침,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 등에 대해 추가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김 위원장의 17일 발언의 요점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5% 이상 94개 저축은행 중에서는 상반기 중에 추가적인 영업정지 조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또 "과도한 예금 인출이 없다면"이라는 전제도 붙어 있었다.

19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은 김 위원장이 말한 94개 저축은행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다.

하지만 예금자들의 정서는 다르다. 대개의 예금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서 "추가적인 영업정지 조치가 없다"는 내용에만 주목했다. 그런데 이틀 뒤, 추가적인 영업정지 조치가 발표됐으니 깜짝 놀랐을 밖에. 정책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갔다.

'정책 신뢰'와 '저축은행 구조조정', 두 마리 토끼 잡아야

금융위는 일단 '민심 달래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영업정지 조치의 일차적인 영향권인 부산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씻고 정책 신뢰를 확보해도 문제는 남는다. 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로 빚어진 부실을 수술하는, 진짜 문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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