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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뱅크런' 공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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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뱅크런' 공포 엄습

금융위 "상반기 추가 영업정지 없다"…계열 은행 지점, 예금자 북새통

업계 자산순위 1위인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저축은행 2곳이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임시회의를 열고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6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은 6개월간 만기도래 어음과 대출의 만기연장 등을 제외한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한달여 만이다.

일정 앞당긴 정기검사…대전저축은행, 예금지급 불능 상황

대전저축은행은 지속적인 예금인출로 인한 유동성 부족 때문에 더 이상의 예금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16일 영업정지를 신청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회사인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예금인출이 확산될 경우 더 이상의 예금지급이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영업정지 조치를 당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전저축은행은 이미 예금지급 불능상황에 이르렀고, 부산저축은행은 단기간 내에 예금지급 불능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됐다"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예금자의 권익과 신용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계열관계인 두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일괄점검할 필요가 있어 오는 21일로 예정된 정기검사를 앞당겨 오늘부터 실시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위는 부산저축은행의 다른 계열사인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 등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금융위는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 등에서 발생한 예금인출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상 지원한도와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담보의 범위 내에서 유동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뱅크런' 공포가 몰려온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유동성 지원 방침을 마련한 데는 이유가 있다.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이 영업 정지 조치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저축은행의 다른 계열사에도 예금인출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등의 지점에는 17일 내내 예금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뱅크런'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또 영업이 정지된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 앞에도 예금자들이 몰려와서 북새통을 이뤘다. 굳게 닫힌 이들 은행 출입문 앞에서 예금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 부산저축은행이 17일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가운데 계열사인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2저축은행에 예금자 수천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은행지점장이 나서 영업정지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예금인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기번호표 1000여 장이 순식간에 동이나기도 했다. ⓒ연합뉴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의 예금자는 1인당 원리금 기준으로 5000만 원 이하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그리고 금융위는 영업정지 기간 예금을 찾지 못하는 예금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금보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2일부터 1500만 원을 한도로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삼화저축은행을 제외한 104개 저축은행 중 94개 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도기준인 5%를 초과하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금년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영업정지 조치를 추가로 부과할 곳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뱅크런이 없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은 말이었다.

- '뱅크런'이란?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 정지 사태를 계기로 '뱅크런'이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뱅크런(Bank run)'이란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일제히 예금을 인출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은행은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인출하는 일은 없다는 전제 아래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이 경우 지급 불능 사태에 빠진다.

은행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는 이런 상황은 자본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든다. 실제로 공황이나 하이퍼인플레이션(화폐가치 폭락) 등 자본주의의 위기 국면에선 늘 '뱅크런'이 발생했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2007년 영국 노던록 은행에서 발생한 '뱅크런'이 유명하다. 당시 영국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은행 국유화'였다.

그렇다면 이번 영업 정지 사태는 파국적인 '뱅크런'으로 이어질까. 금융계 관계자들은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 분위기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를 제외하면, 예금자들이 차분한 분위기라는 것. 다른 저축은행에선 적극적인 예금 인출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앞서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을 때도, 발표가 나온 다음날부터 전체 저축은행 인출액이 늘어났었다는 게다.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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