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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시장 개입 불가? 유럽·미국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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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시장 개입 불가? 유럽·미국도 하는데?"

민주노동당 "세입자 임대기간 연장하고 임대료 상한제 도입해야"

야당이 전세 대란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15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전‧월세 임대료 상한제, 임대계약 갱신청구권 도입 등을 뼈대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서명대회'를 열었다.

민주노동당은 세입자가 현행 2년에서 최대 6년까지 임대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임대계약갱신 청구권'과 집주인이 전‧월세를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한 '임대료 상한제'를 2월 임시국회에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또한 전‧월세 임대기간을 최대 4년 보장하고, 집값 상승률을 10%로 제한하는 법안을 낸 바 있다.

정형주 민주노동당 민생본부장은 "임대료 규제와 세입자의 임대기간연장 청구권은 영국, 독일, 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는 제도이므로 우리나라에서만 안 될 이유가 없다"며 "일례로 미국에서는 임대료조정위원회가 임대 적정가를 공지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민간 임대시장을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민주노동당은 15일 서울 여의도 앞에서 전‧월세 임대료 상한제, 임대계약 갱신청구권 도입 등을 뼈대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서명대회'를 열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서울 전셋값 20% 상승…"정부는 빚 내서 보증금 갚아라"

서울 지역 전셋값은 2년 만에 20%가량 상승했지만, 정부는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11일에서야 정부는 전세자금 지원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도입에는 "시장에 대한 인위적인 가격통제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형주 본부장은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건설업자를 지원하되, 서민들에게는 빚을 더 내서 집을 사고 보증금을 대라는 식이었다"며 "정부는 집값에만 매달리기 때문에 전세 문제에 대한 대책을 못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서울 시민이 전세를 못 구해 경기도까지 가서 집을 구해야 하는 실정이며, 신혼부부는 결혼 날짜와 출산을 미룬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내 집 마련이 꿈이었던 서민이 이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사는 전셋집에서 그대로 사는 게 하나의 꿈이 됐다"며 "전월세 폭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서민 복지를 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 또한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이 300만 원인데, 임금의 절반을 매년 저축해도 주택 구입하는 데 20년 이상 걸린다"며 "집 구입은 고사하고 올라가는 전셋값을 충당하기도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전세난은 전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주택 공급 정책 때문에 빚어졌다"며 "국민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마, 아들 두 세대 전세난…"정부 대책은 가진 자를 위한 정책"

이날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심미화(57) 씨는 "전세 산 지 2년이 넘었는데 재계약철마다 불안하다"며 "우리집도 전세 살지만 아들도 결혼을 앞두고 전셋값이 올라 집 구하기 힘들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숙(55) 씨 또한 "지하 집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 집주인이 보증금을 1000만 원 올려달라고 했다"며 "올겨울에 또 오를까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나는 빈곤층에 속하는 데도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없다"며 "40, 50대 중에 혼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 김철민(가명‧45) 씨는 "부동산 대책이 건설사와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이라며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에게 양도세를 감면하고, 건설사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줘서 구조조정을 막겠다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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