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영도 조선소 대규모 정리해고를 14일 단행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노동조합도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막바지 여론전에 돌입했다. 애초 정리해고가 통보된 290여 명 중 희망퇴직 신청자가 나타나면서 최종 해고 인원은 200여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85명은 8일 서울로 올라와 1인 시위와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서울 용산 한진중공업 본사, 용산 한남동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자택 앞, 여의도 한나라당사와 이재오 특임장관 지역 사무소 앞에서 동시다발 시위와 농성을 벌이기로 한 것. 부산에서도 부산시청과 한나라당 부산시당, 부산 노동청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조선소 내 85호 크레인에서 한 달 넘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
정리해고 예고일이 임박하면서 조선소 안에도 긴장이 고조됐다. 8일 오후 6시30분경 총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농성하는 생활관이 단전되는 일이 일어났다. 사측이 작업에 필요한 부분을 남겨두고 생활관 쪽 전기만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원 400여 명은 변전소 앞에서 사측 용역 직원과 2시간가량 대치하면서 경찰도 출동했지만 오후 9시경 사측이 다시 전기를 공급하면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사측은 지난달 25일 채길용 한진중공업노조 지회장 등 간부 11명에 대해 51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진숙 지도위원 역시 지난 19일부터 크레인 농성에 대해 하루 100만 원의 벌금을 배상하라는 법원 명령이 떨어진 상태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에서 대화의 창구가 열릴 가능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사측은 노조 측에 노사협의회를 두세 차례 제안했지만 노조 측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하고,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정리해고가 확정되는 14일까지 농성과 결의대회, 촛불 문화제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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