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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로 뛴 고등어 값"…MB정부 '물가 두더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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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로 뛴 고등어 값"…MB정부 '물가 두더지 게임'

정부, 13일 물가 대책 발표…"지난해 '배춧값' 사태는 올해의 예고편"

딱 1년 전, 1280원하던 고등어가 지금은 3920원에 팔린다.(생물 고등어 350g 기준. 가격은 근사치.) 값이 세 배 이상 뛴 셈이다. 배춧값은 포기당 1280원에서 2880원으로 뛰었다. 두 배 이상이다.

물가 인상 변수의 중첩 효과…국제투기자본부터 구제역까지

물론 생선, 채소 등 신선한 먹을거리 값은 작황과 기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이 받는다. 그래서 가격이 늘 불안정하다. 하지만 다른 품목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새해 들어 설탕값이 9% 이상 올랐다. 설탕이 포함된 대부분의 먹을거리 가격 역시 덩달아 뛰고 있다. 코카콜라 값은 8.6% 올랐다. 다른 음료 역시 따라 오를 전망이다.

해외 곡물 시장에서 원밀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밀가루 값 역시 인상을 앞두고 있다.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가공 식품인 고추장, 두부 등도 20% 이상 값이 올랐다.

소리없이 오른 품목도 많다. 동네 미용실 커트 요금, 의복 가격 등이 대표적이다.

값이 유난히 크게 뛰어오른 품목의 공통분모는 정부의 가격 감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의 감시 대상 품목인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폭이 낮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양파나 깐마늘처럼 50%이상 오른 경우가 있다. 구제역 파동도 중요 변수다. 2월 설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한우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 이 경우, 굴비 등 다른 선물용 먹을거리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선물용품 전체의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큰 틀에서 상승세에 있는 유가 역시 빠뜨릴 수 없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두바이유 현물유가는 91.59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며칠 사이 유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상승기조라는 점을 부인하는 이는 드물다. 유가가 오를 경우,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더 큰 변수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 전세계를 떠도는 투기자본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서 원자재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재화의 가격은 계속 뛰고 있다. 곡물 석유, 주요 광물 가격 계속 오르는 배경이다. 여기에 겹쳐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통화량을 늘린 것 역시 물가를 불안하게 한다.

정부, 물가 잡겠다지만 여전히 방향타는 '성장'에

한마디로 물가 비상 사태다.

정부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정부는 5일 오전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민생안정차관회의를 열고 부처별 물가 관리 방안을 조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오는 13일 동절기 물가안정 및 설 민생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전기요금, 열차료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대학 등록금 동결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덥지 않다. 정부의 방향타는 여전히 물가 관리보다 성장을 향하고 있는 탓이다. 현 정부 초기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면서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던 최중경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식경제부 장관에 내정됐다. 고환율 정책은 수출 대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서민 물가 안정에는 불리하다.

지난달 14일 기획재정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2011년 경제정책방향과 과제'를 봐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0%로 전망했다. 이는 거의 모든 민간 경제연구소가 3~4%대 성장률을 예상한 것보다 1% 이상 높은 수치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통한 간접투자 활성화 대책, 임대사업자 세제완화 대책을 약속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역시 대폭 해제했다.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물가 관리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한국은행 역시 '타이밍'을 놓쳤다는 말이 나온다. 기준금리를 올릴 '타이밍'말이다. 뒤늦게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그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몇 개월이 필요하다. 불이 나서 집이 다 잿더미가 된 뒤에야 물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배춧값' 파동은 올해의 예고편일 뿐

일단, 오는 13일 발표될 물가 대책이 관심사다. 그러나 경제당국이 정책의 방향타 자체를 돌리지 않는 한, 지난해 겪었던 '배춧값' 파동은 단지 품목만 바뀌는 방식으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옛날 전자오락실 앞에 있던 두더지 게임처럼, 정부가 한 가지 품목 가격을 망치로 때려 눌러도 다른 품목 가격이 튀어오르는 일이 반복되리라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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