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물가대책은 정부의 관련 대책이 실패할 경우 '정책적 고려'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자산시장에서 거품이 나타날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해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 측면의 압력으로 전이된다"며 국제 원자재나 국내 농산물의 가격 상승이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내년도 예상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측했다. 올해 예상치(2.9%)보다 대폭 상승한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에는 '물가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특히 중국발 물가상승을 가리키는 '차이나플레이션(China+Inflation)'을 가리키며 "중국의 임금과 물가 오름세 확대가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물가상승 압력에)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책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총재는 "어떤 시장에서든 버블(거품)이 형성된다는 특별한 시그널(신호)을 보고 있지는 않다"며 "자산 버블의 위험성은 매월 보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ㆍ채권 등 자산시장의 강한 상승세를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김 총재는 "(자산 버블 가능성은)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발언으로 미뤄보면, 한은은 내년에도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의 물가통제 조치는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우선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걷어들이고, 한은은 이에 보조를 맞추는 식으로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 총재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면서도 "내년에도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들의 체감경기에 물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끌어올리라는 요구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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