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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말리아에 어리석은 대리전쟁 일으켜"

[진단]"동아프리카 일대 불안정만 초래할 것"

'아프리카판 이라크 사태'로 불리는 소말리아-에티오피아 전쟁에 대해 아랍권 언론들은 이 전쟁의 배후를 미국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최근 석유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진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에티오피아를 내세워 소말리아의 이슬람군벌을 공격한 '국제적 대리전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AP> 통신도 "이번 전쟁은 10여 개국이 개입하고 있는 국제전쟁"이라면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 2003년 이라크 전쟁에 이어 미국 등 서구와 이슬람세력이 맞붙은 제3의 전선이 동아프리카에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에 병력을 동원한 것에 맞서 에리트레아·예멘·이집트·시리아·리비아 등에서 이슬람 전사들이 대거 소말리아에 들어왔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석유부국들도 소말리아 이슬람군벌 측에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라크 담당 유엔 대변인을 지낸 살림 로네는 26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미국이 소말리아에서 또다시 어리석은 대리전쟁을 일으켰다며 정면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로네는 이 칼럼에서 이번 소말리아 전쟁은 이 지역 일대의 석유와 패권을 노린 미국이 일으킨 것이며, 그 결과는 이 지역에 항구적인 불안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유엔에 대해서도 미국과 영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반무슬림 국제기구'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16년 간 내전에 시달려 온 소말리아 사태를 외면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올해 들어 이슬람군벌이 소말리아 대부분을 장악하며 모처럼 안정을 찾게 되자 갑자기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기로 결의안을 채택하고 나선 배경에 의문을 던졌다.

르네는 소말리아의 이슬람군벌이 유엔의 인정을 받는 과도정부보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들이 소말리아에 모처럼 안정을 가져온 세력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패권 야욕을 버리고 대화할 것을 주장했다.

다음은 로네의 칼럼 '미국이 소말리아에서 일으킨 어리석은 대리전(In Somalia, a reckless US proxy war)' 전문이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지에서 겪은 공포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무슬림 세계에서 또 다른 전선을 열었다. 미국의 전폭적 지원과 군사훈련을 받은 최소한 1만5000명의 에티오피아군이 소말리아를 침공했다. 소말리아 남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법정연맹(UIC)에 대한 불법적인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 소말리아 주민들이 구호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지어 있다. ⓒ로이터=뉴시스

2003년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소말리아에 괴뢰정부를 수립해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이 지역 일대에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뿔' 로 불리는 동아프리카 지역은 석유 매장량이 상당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으며,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얼마 떨어지지 않다. 이 지역에서는 수많은 유조선과 전함들이 홍해를 지나다니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담당하는 미국 최고 군사령관 존 아비자이드는 최근 에티오피아를 직접 방문했으며, 올해 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석유와 무역 협정을 맺기 위해 케냐, 수단, 에티오피아를 방문했다.

"소말리아인들의 반란 일어나고, 무슬림 전사들 몰려들 것"

미국이 세계 최빈국들로 가뜩이나 대재난에 허덕이고 있는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간의 전쟁을 부추긴 것은 아주 경솔한 짓이다. 독립적인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전쟁은 미국이 UIC를 축출하는 데에 성공하더라도 이 지역 전체가 불안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에 흩어져 있는 수백만 명의 소말리아인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 틀림없으며, 수천 명의 반미 전사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 것이다.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유엔은 미국와 영국의 압력에 굴복해 반무슬림 국제기구라는 평판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UIC와 싸우는 소말리아 과도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듯, 소말리아는 16년간 지속된 무정부 상태에서 올해 들어 모처럼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다. 세속군벌들이 1993년 미군 18명이 사망하는 손실을 입히며 유엔 평화유지군을 쫓아내 초래된 무법천지와 테러를 종식시키고 이뤄낸 평화다

1993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소말리아에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평화와 질서가 찾아들자, 갑자기 다국적군이 필요해진 모양이다. 소말리아에 안정을 가져온 주체가 UIC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UIC는 소말리아에서 보편적으로 존중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법과 질서를 구축해 주민들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세속군벌을 성공적으로 패배시켰다.

반면, 과도정부는 이 지역 미국 동맹국들에 의해 케냐에서 조직됐으며, 태생부터 소말리아 국민들의 지지가 완전히 결여돼 소말리아의 주적인 에티오피아의 지원을 요청하는 신세다.

이 전쟁이 지속되면, 이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쳐 미국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타격을 주고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안정된 케냐마저 위협할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더욱 큰 위험에 봉착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독재정권이며, 오가덴 지역 소말리아인과 오로모족 등의 반란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에게 항구 접근권을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적대적인 에리트레아와의 분쟁도 계속되고 있다.

소말리아에서 테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UIC가 제공하고 있는 안정이다. UIC는 미국과 에티오피아의 개입을 이겨내며 성장해 국민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슬림-서구 분쟁과 마찬가지로 전세계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 이슬람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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