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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보고서는 전범 부시에게 면죄부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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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보고서는 전범 부시에게 면죄부 준 것"

[해외시각]"이라크 전쟁은 실수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

'초당적'으로 구성된 이라크연구그룹(ISG)의 보고서가 새로운 이라크 정책에 비중있게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부시 행정부에게 즉각 외면당하고, 공화당은 이 보고서를 둘러싸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ISG 보고서는 2008년 초까지 이라크 주둔 전투부대를 철수시키고, 이란과 시리아 등 이라크 주변 중동국가들에 대해 '공격적인 외교'를 펼칠 것을 핵심권고안으로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화당 중도파는 이 보고서가 이라크 사태는 군사력으로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올바른 진단과 미군의 단계적 철수 등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한 반면, 강경파는 '미국에게 후퇴할 것을 요구하는 굴욕적인 권고'이며 '이란, 시리아와의 대화는 비현실적인 처방'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진보진영에서는 ISG보고서는 어쨋든 '상처뿐인 승리'를 피하면서도 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짓기 위해 부시 대통령에게 '철군'의 명분을 주는 한편 '저강도 전쟁'으로 노선을 바꿀 것을 촉구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진실을 말하는 미국인들>의 저자 로버트 셔털리는 10일 <커먼드림스(www.commondreams.org
)>에 <상처뿐인 승리의 반대는 무엇인가(What's the Opposite of a Pyrrhic Victory)'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ISG보고서는 '전범 부시에게 면죄부를 발행한 것"이라며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셔털리는 이 보고서가 이라크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측면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3가지는 △부시 행정부가 의회와 국민을 기만해 전쟁으로 이끈 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라크 침공의 실제 목적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즉시 철수시키는 것이 이라크 사태를 종식시키는 최선의 방법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했다는 점 등이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 미군의 공습으로 집을 잃은 바그다드 주민들이 총기를 휘두르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ISG 보고서는 이라크와 미국에 초래할 엄청난 재앙을 피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다음과 같은 3가지 중요한 측면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1. 부시 행정부가 의회와 국민을 기만해 전쟁으로 이끈 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획책하기 위해 동원된 거짓과 기만은 미국의 헌법과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미국에 대한 배신행위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 것과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러한 기만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우리 모두는 그 진실을 직사해야 한다.

ISG는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앟고 부시 행정부에 면죄부를 제공했다. ISG는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의 엉성한 계획과 무능력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기는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범죄가 저질러졌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는 기꺼이 책임을 묻는 자세다. 책임 지는 사람이 없으면 영속적인 교훈을 배울 수 없다. 과거의 실수와 범죄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게 되어 있다.

ISG보고서가 이라크 전쟁 정책에 대해 부시 행정부에 혹독한 비판을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범죄에 대한 추궁을 포함하지 않았다면, 결코 혹독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 보고서는 면죄부 역할을 할 것이다.

2. 이 보고서는 이라크 침공의 실제 목적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알다시피, 그 목적이라는 것은 결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자기방어라든가,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의 연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든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라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그 목적에는 중동의 한복판에 항구적인 미군기지를 구축하고, 막대한 석유에 대한 통제권을 확립하고, 이라크의 주요산업들을 장악한다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ISG는 전쟁에서 지는 대신 전쟁의 목표 달성하는 방법 찾은 것"

ISG 보고서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이 무기한 이라크에 주둔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ISG는 '상처뿐인 승리'를 피하기 위해 전쟁에서 지는 대신 전쟁의 목표는 달성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런 음흉한 책략을 수니파, 시아파를 포함해 중동의 누군들 모르겠는가. 미국이 이라크를 떠나고, 이라크인들에게 기지를 반환하고, 석유를 포함해 제국주의적 야심을 모두 버리지 않는 한 평화는 결코 없을 것이다. 아니, 갈수록 폭력사태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ISG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석유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칼라일 그룹을 위해 일해 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칼라일 그룹은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등 여러 나라의 고위 관료 출신들이 대거 참여한 국제적 기업으로 이 멤버들은 내부 인맥을 동원해 막대한 무기와 석유를 팔아 왔다).

3.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즉시 철수시키는 것이 이라크 사태를 종식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라크의 폭력 사태 상당 부분은 미국의 점령군의 존재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다. ISG는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시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폭력사태에 대해 이라크 정부가 책임지고 맡아야 한다면서 이라크 군의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누가 전쟁을 일으켰는가? 누가 이라크의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였는가? 누가 복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

미국은 이 모든 것이 미국의 잘못이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혼란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이라크 전쟁은 실수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다. ISG 보고서에서는 미국 국민들을 기만해 일으킨 선제적 전쟁과 식민지를 건설하려는 새로운 목표를 인정해주는 태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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