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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부활'…그것은 주민들의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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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부활'…그것은 주민들의 요청이었다

"미국 협상 요청 불구, 내년초 탈레반 대공세"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부활한 탈레반 세력이 갈수록 지지기반을 넓혀 가고 있다. 이미 미국이 주축이 된 나토동맹군은 "탈레반과의 전투강도는 이라크 상황보다 심각하다"며 회원국들이 더 않은 전투병력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폭발력은 이라크 못지 않기 때문이다.

나토는 현재 미군 1만여 명 등 3만여 명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해 놓고 있으나 탈레반을 진압하기는커녕 전투에서 사상자만 속출해 이미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29일 폐막된 나토 정상회담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만 얘기하다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나토 회원국들은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급기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아시아타임스>은 '탈레반은 어떻게 전투를 준비하고 있나(How the Taliban prepare for battle)'라는 제목의 현장르포 기사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은 탈레반과 협상을 하지 않고는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는 있을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 탈레반이 민심을 등에 업고 강력한 세력으로 부활했다.ⓒ 로이터=뉴시스

특히 이 기사는 지난 11월 21일 탈레반의 거점인 아프간 남부에 현장취재차 들어갔다가 스파이 혐의로 탈레반에 의해 체포돼 6일 동안 억류된 뒤 풀려난 <아시아타임스> 파키스탄 지국장 시에드 살렘 샤자드가 쓴 것이다.

지난 2일 탈레반이 나토도 손을 쓰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세력을 부활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천상왕국'의 내막(Deep inside the 'kingdom of heaven')>이라는 분석기사를 썼던 그는 이번 기사에서 "협상 요청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내년에 더욱 거센 공세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며,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칸다하르를 재탈환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샤자드는 칸다하르를 포함한 아프간 남서부 파슈툰 지역을 돌아보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외세와 하미드 카르자이 현 정부에 대한 탈레반의 저항운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미국이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에서 탈레반을 축출했으나, 5년이 지나도록 아프간 남서부 지역은 상황이 더욱 열악해졌기 때문에 외세와 현정부에 대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아프간 정부가 남부 농민들의 큰 수입원인 양귀비 재배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적절한 보상은 해주지 않아 가뜩이나 2등 시민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이들의 모욕감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4000명 민간인 사망, 나토군도 100명 이상 전사

게다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탈레반과 나토 동맹군의 전투 과정에서 동맹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4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부 주민들은 탈레반에게 자기들을 위해 일해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샤자드는 "이것은 탈레반 측에 매우 중대한 변화"라면서 "아프간 남부 거점 칸다하르를 시작으로 수도 카불을 재탈환한다는 목표를 위해 첫 단계 작전을 전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샤자드는 "탈레반이 올해 초 반격으로 얻은 모든 승리를 능가하는 놀라운 상황전개"라고 말했다.

현재 탈레반은 압도적인 미국의 공군력과 나토군의 정교한 무기들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 대신 탈레반은 서부로 이어지는 칸다하르-헤라트 고속도로와 동쪽 카불로 이어지는 도로를 차단해 칸다하르를 고립시키는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샤자드는 "겨울철을 맞아 나토군과 탈레반 간의 교전은 점차 소강상태로 들어갈 것이지만, 이것은 본격적인 전쟁의 준비기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샤자드는 "칸다하르는 현재 겉보기에는 나토군, 아프간 군과 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의 수많은 젊은이들을 비롯해 많은 주민들이 탈레반을 위해 군수 요원의 역할을 하는 등 탈레반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프간의 지역유지들과 상공인들에게서 탈레반을 위한 자금을 모집하고, 위성전화카드(이 지역은 위성전화가 유일한 통신수단일 정도로 낙후돼 있다), 담요, 의류와 식료품 등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샤자드가 만난 20대 초반의 하미드와 메무드는 "탈레반과 주민들의 네트워크가 회복됨으로써 탈레반의 전력은 더욱 조직화되고 사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들은 "현정부 타도를 이끄는 세력은 탈레반이지만 주된 동력은 현정부에 실망한 부족 주민들과 과거 친정부적인 무장조직들"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 미제 폭탄 등 각종 폭발물 대량 확보

압둘 잘릴이라는 청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게릴라 전술훈련을 받고 있으며, 매설 폭발물도 다룰 줄 안다. 특히 탈레반이 사용하는 매설폭발물은 이라크에서 무장조직들이 사용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이다.

잘릴은 "탈레반은 지난 90년대 초 공산정권이 무너졌을 때 탈취한 각종 대인, 대전차 지뢰들을 대량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에 원격조정장치를 달아 폭파시킨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강력한 폭발물은 바로 미제 폭탄이다. 미국이 아프간에 퍼부은 폭탄들 중 불발탄이 많아 이를 회수한 것이다.

샤자드는 또 아프간 정부의 부패상을 보여주는 단면을 아프간 경찰들의 행태에서 목격했다고 전한다. 샤자드 일행이 택시를 타고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로 가는 동안 아프간 경찰들의 검문소가 여러 곳에 있었으나, 그들은 지나가는 택시에게 검색을 하는 대신 통행료조로 10 파키스탄 루피를 요구하기만 했다.

샤자드는 "아프간 경찰들은 이러한 갈취와 이방인들의 소지품 강탈을 즐긴다"면서 "납치와 심지어 암살도 이들은 저지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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