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이 약속한 전후 경제재건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알카에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이 전쟁으로 축출된 탈레반의 반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파키스탄, 이란 등 아프가니스탄 주변지역 국가들과 미국, 영국, 유엔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으나, 사태의 심각성만 확인하는 자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BBC> 방송에 따르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불안정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아프간을 포함한 이 일대를 평화롭고 번영하는 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그는 "탈레반의 극단주의와 폭력이 여전히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면서 "경제가 더 좋아지면 탈레반 반군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아편 거래에 의존하는 농부들이 감소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BBC>는 "이번 국제회의에서 아프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원이 결정되겠지만,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은 치안 불안이 아프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나토군이 수개월 동안 탈레반 진압작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으나 아프간 남부에서 탈레반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
특히 유엔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군은 탈레반을 격퇴시킬 수 없으며, 과격하지 않은 치안활동 등 민심을 얻는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간 주민들은 최근 가뭄과 피폐해진 경제 탓에 수백만 명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겨울 300만 명 이상이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WEP에 따르면 아프간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요청한 기금 중 3분의 1밖에 확보되지 않아 이같은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WFP의 아시아 담당 대변인 폴 리슬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이 국제 현안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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