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리 교수 논문도 '사진 중복' 의혹
28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등에 따르면 국제 학술지 <제노트랜스플랜테이션(Xenotransplantation, 이종이식)>7월 호에 실린 안규리 교수의 논문에 사용된 현미경 사진 중 일부가 중복된 것으로 판명됐다.
이 논문은 생쥐의 꼬리에서 채취한 피부 조직을 동종의 생쥐에 이식했을 때와 집쥐의 피부 조직을 생쥐에 이식했을 때 각기 나타나는 면역 반응에 대한 연구다. 논문에는 각각의 반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조직 현미경 사진이 첨부돼 있다.
<프레시안>의 의뢰로 이 논문을 검토한 한 재미 생물학자는 "사진 e와 j의 조직 사진은 서로 배율만 다를 뿐 같은 사진으로 판명됐다"며 "이 두 사진은 논문의 설명대로라면 서로 다른 조건의 피부 조직을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같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황우석 씨가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할 때 썼던 수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논문의 중요한 데이터를 실수로 이렇게 게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규리 교수가 직접 해명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혈세 지원 받은 연구…"자숙하기는 한 건가?"
한편 안규리 교수는 이 논문 저자 목록의 맨 뒤에 올라가 있으나 교신저자는 인천 소재 대학의 K교수로 돼 있어 황우석 씨의 논문 조작 사건을 염두에 두고 교신저자를 임의로 바꿨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논문에 책임을 지는 교신저자는 저자 목록의 맨 뒤에 오는 것이 관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연구는 또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에는 이 연구가 과기부와 과학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된 사실이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서울 소재 대학의 과학자는 "이번 사건은 안규리 교수와 같은 '황우석 사단'에게 지원된 모든 연구개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검증할 필요성도 제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진 중복 의혹을 지난 25일 최초로 BRIC 게시판에 제기한 ID '또또'는 "자숙의 기간이 아주 짧았던 것인지 아니면 사진 한 장도 아끼는 절약 정신을 (황우석 씨로부터) 이어 받은 것인지…"라며 안 규리 교수의 처신을 꼬집었다.
안규리 교수는 최근 정직 2개월의 징계가 끝나자마자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분과장 보직을 연임해 논란이 됐었다. 분과장은 과장 밑의 보직으로 레지던트 선발 등 과의 운영을 전담하는 중요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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