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미국계 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국민은행에 대한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공세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외환은행 재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외환은행 노조는 12일 강정원 국민은행장에게 공개질의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외환은행 노조 "국민은행에 대한 정부 압력설의 진실을 밝혀라"**
노조는 공개질의에서 "국내 최대은행이 론스타만 돈벌이시켜줄 필요가 있을까'라며 "협상을 끝내고 론스타가 한국을 떠나는 순간 진실은 영원히 묻혀질 것이며, 설령 진실이 밝혀진들 론스타가 떠난 다음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국민은행의 조속한 인수작업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금 국민은행 경영진은 론스타 하나를 살려주려고 국내 최고의 우량은행인 외환은행을 죽이겠다는 '검은 세력'의 손발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은행 자체로 보더라도 6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인수대금에 따른 지속적인 경영압박과 직원들의 고용불안,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커질 엄청난 덩치에 따른 리스크 등을 모두 무릅쓰면서까지 론스타의 장단에 놀아날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냐"고 국민은행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국내 최대의 은행이며 장차 대한민국을 대표하겠다는 은행의 경영진이 왜 오직 론스타만 도와줄 뿐인 일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냐"면서 강정원 국민은행장에게 5가지를 공개 질의했다.
첫째, 노조는 강 행장의 돌연한 입장번복 이유를 물었다.
노조는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없다던 강 행장은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겠다고 갑작스레 선언했다"면서 "인수전 참가에 부정적이었던 강 행장이 입장을 급선회한 데는 감독당국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파다한 실정"이라이며 '정부 압력설'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둘째, 노조는 " 최종 가격인 6조4천억 원(주당 1만5400원)과 국민은행이 첫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 사이에는 약 5800억 원의 차이가 있다"면서 "이같은 수정제안이 금감위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 후 '외국환 분할매각' 소문 파다"**
셋째,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와 DBS는 거부했다고 알려진 수출입은행 보유지분의 콜옵션까지 국민은행이 사줘 3000억 원이 넘는 추가적인 국부유출을 초래했다"면서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부지분 유지라는 최소한의 국익마저 국민은행이 외면했다는 대목"이라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넷째, 노조는 "공정위의 독과점 판정에 대비해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다음 외국환 부문을 분할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외국환 분할매각'은 외환은행 인수전 참가 이유로 국민은행이 내세운 모든 명분을 마지막 하나까지 스스로 허무는 것이자 대한민국 금융산업에 대한 정면 도전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강정원 행장, 매각협상 중단 거부하면 청문회와 검찰수사 대상될 것"**
다섯째, 노조는 "모든 국민이 바라는 매각협상의 중단을 국민은행 경영진만 고집스레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검찰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이 국민경제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며, 이는 또한 론스타와의 가격협상에도 유리할 것"이라며 경쟁자도 사라진 지금 국민된 도리를 저버리면서까지 론스타를 도와주려는 이유를 물었다.
노조는 "위의 5가지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제시하고 지금의 매각협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강정원 행장과 국민은행 경영진은 언젠가는 청문회와 검찰수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외환은행 전직원은 마지막 한사람이 남는 그 순간까지 영원히 이번 협상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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