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인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될 때 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다시 산정해본 결과 매각 당시에 제시된 6.16%보다 훨씬 높은 8%대 중반으로 잠정 추산됐다고 12일 밝혔다.
정창영 감사원 홍보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BIS 비율 재산정 작업을 계속하는 중"이라며 "그러나 감사원 자체 계산에서는 잠정적으로 8%대 중반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정 홍보관리관은 이어 "외환은행에서 주장한 당시의 부실규모나 경제적 요인 등을 반영해 수치를 조정하고 있어 이 수치가 변경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최종 확정과정에서 8%보다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지만, BIS 비율이 6.16%보다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정 홍보관리관은 "외환은행에서 산정한 BIS 비율 6.16%에 대한 산정근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의 부실 규모가 이중계산된 점이 발견됐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이 부분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BIS 비율 재산정 결과를 이번 주중에 확정해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재산정한 BIS 비율이 최종적으로 8%를 넘는 것으로 나오면,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은행법상 예외규정을 적용함으로써 원래는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이 은행을 매각한 근거가 근본적으로 부정돼 파장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11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에 대한 조사에서 매각자문사를 모건스탠리와 엘리어트홀딩스 등 두 군데로 선정한 데 대해 "이 전 행장이 단독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는 진술을 받아내는 등 은행 매각에서의 이 전 행장의 책임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날 이 전 부행장을 재소환하고 정성순 전 금감원 은행감독국장, 외환은행 실무자 등을 불러 BIS 비율 작성에서의 '윗선'의 개입이나 고의적인 축소조작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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