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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선일보는 청와대를 이간질하지 말라"

'참주선동'과 '명예훼손' 일삼는 조선일보를 고소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대통령을 모독한 싸가지 비서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자사 인터넷판에 게재한 데 이어 5일 '청와대가 자주파와 동맹파의 패싸움장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최근 노무현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드라이브를 비판하고 있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정태인 전 비서관이 조선일보의 보도 및 논평 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위 두 글의 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이 반박의 글에서 정태인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가 사실을 왜곡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조선일보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인 전 비서관이 보내온 반박의 글은 다음과 같다. 〈편집자〉

***'패싸움 붙이기'에 몰두하는 조선일보(5일자 사설에 대해)**

조선일보에 대해 더 말할 것이 뭐가 있으랴만, 당할 때마다 가만히 있으니 이제 세상에 보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내가 현재 한미 FTA를 이끄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한덕수 부총리를 친미주의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근거로 나는 두 분이 '10개월 이내에 한미 FTA를 체결하여 최선의 우리 국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물론 이건 나의 판단이니, 그들이 친미가 아니라는 것은 '10개월만의 성공적 FTA'로 스스로 증명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왜 거기서 난데없이 '자주파', '친미파'가 나오는가? 나는 내가 자주파라고 한 적이 없다.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한-아세안 FTA와 한-러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한-일 FTA에 의해 중간지대를 설정한 후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길이라고 주장했을 뿐이다. CBS와의 인터뷰(그리고 그것을 옮겨실은 〈프레시안〉의 기사)가 그 내용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도, 기자들에 의해 다소 격정적인 표현과 양식으로 윤색되긴 했지만 마찬가지의 내용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한미 FTA라는 중차대한 사안에서 자주파가 무엇인지에 관해 아무런 정의도 없이, 또한 존재조차 의심스러운 '안보 쪽의 대립(?)'을 한미 FTA 문제에 끌어다 붙였다.

어느 정책에나 찬반이 있기 마련이다. 보수든 진보든, 혹은 조선일보의 표현대로 동맹이든 자주든 한미 FTA에 관해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논조로 보아 조선일보는 자못 '동맹파'인 모양이다. 조선일보 내에 누가 그래도 경제에 식견이 있어 '한미 FTA는 시기상조'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조선일보가 '자주파'와 '동맹파'로 나뉘어 패싸움이나 벌이고 있는 신문사라고 비난해야 하는가?(정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그건 더 문제일 것이다)

조선일보가 정녕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한미 FTA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일이다. 3년째 충분히 연구를 했는데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연구성과가 3권밖에 안 된다는 데 대해 의문을 가질 일이다. 칠레나 일본과는 그리 오래 걸리는 FTA를 훨씬 힘세고 까다로운 미국과는 10개월만에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의문을 가져봄직 하지 않은가? 미국 병원이 들어오면, 미국 법무법인이 들어오면, 그리고 또 미국 농축산물이 들어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도 되지 않는가?

이제 조선일보는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른다. 그동안은 그래도 함부로 대하지 않던 사법부마저 무시한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조사를 하는 것이 기자의 도리라면 이른바 '행담도 사건'의 1심 판결문은 읽어봤어야 한다. 재판부는 나의 행위가 '부적절한 직무행위'가 아니라 '적절한 직무행위'라고 판결했다.

막강한 조선일보가 어디 법원의 자료를 뒤질 필요가 있겠는가? 조선일보의 주장대로 내가 FTA를 담당하는 실무 책임자였을 때 한미 FTA는 중장기 과제 중에서도 맨 마지막에 속하는 FTA였다. 자료를 지금 들이댈 수도 있다. 당장 한일 FTA가 급한 상황에서 한미 FTA를 하면 나라가 결딴난다고 소신을 밝히고 대통령을 설득할 필요가 당시로서는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보자. 지금 우리 정부가 준비를 충분히 하여 국민들에게 앞으로 올 이익과 피해를 샅샅이 알리고 동의를 구한다면 나도 한미 FTA에 찬성할 것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심한 언론들의 참주선동으로 행담도 의혹이라는 정치공세에 밀려서 공직에서 물러났어도, 나는 지금도 한 사람의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국민 된 도리로서, 또한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아무리 봐도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10개월 내의 한미 FTA'에 대해 그건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소신을 밝히고 설득하면 안 되는가?.

나는 이것도 정부와 국민 간의 건강한 정책토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오마이뉴스〉 기사의 직설적 표현은 조금 부드럽게 할 필요가 있었지만). 문제는 지금 서두르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이지 한미 FTA 자체가 아니다.

내가 '경제자주파'라고 한 바가 없고, 또한 그저 누가 한미 FTA를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친미주의자라고 한 바가 없으며, 법원은 내가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시대착오적 패싸움'을 한 적도 없으니, 조선일보의 사설 전체가 사실의 왜곡이다. 그리고 그 왜곡이 내 명예를 훼손했으니 나는 고소를 할 것이다. 나는 내 명예를 되찾는 것이 조선일보 100년 간의 이간질에 대한 단죄의 증거이며, 그것이 역사의 사필귀정이라고 믿는다.

그래도 법에 호소하기 전에 한 번만 더 부탁한다. 조선일보여, 제발 청와대를 이간질하지 말라. 그런 이간질 때문에 가뜩이나 바쁜 청와대는 정신이 없을 정도다. 더 더욱이 국민을 이간질하지 말라.

***싸가지 비서관이 싸가지 네티즌에게(4일자 조선닷컴 글에 대해)**

나는 천하의 조선일보가 이렇게 황당한 '사설'을 늘어놓은 뿌리가 인터넷에 있음을 알게 됐다. 기가 막힌다는 말을 우리 선현들이 만들어놨으니 망정이지, 달리 표현을 찾지 못할 뻔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론지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조선일보가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chosun.com에 실어놓은, 이른바 '뉴라이트'의 논객(!) '산장지기'의 글이 바로 위 사설에 논리를 제공했음에 틀림없다.

'산장지기'라는 이는 내가 지난해 5월 27일 행담도 사건으로 사임한 것도 모르고, 올해 2월 6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도 모른다. "결국 그 수사 결과가 어찌 되었는지 잘 모르겠고, 지금은 그 정태인이라는 분이 '현직'이 아닌 '전직'으로 표기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니 말이다.

하긴 조선일보만 해도 119번이나 대대적으로 실은 '행담도 의혹' 기사에 비해 무죄 판결 기사는 겨우 한두 줄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의 얘기는 한마디로 이렇다. 누가 지은 책인지 모르지만 '참모론 1장 1절'은 '참모는 입이 없다'는 것이라는 얘기다. 안에서는 토론을 해도 일단 결정이 나면 밖에서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일 터이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서로 판단이 다를 때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요지부동이라면,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돌아서야 한다."

맞다. 그러나 당시에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한미 FTA를 놓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것과는 무관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어쨌든 나는 이미 대통령의 비서관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한미 FTA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지금, 그의 말대로 한때 FTA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현재의 상태로 열 달 안에 한미 FTA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절차에 따라 한미 FTA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그것은 전직 대통령 비서관 이전에 지식인으로서, 어떻든 남들보다 사실을 더 아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사명이다.

그런데 그의 생각에는 '한번 주군은 영원한 주군'이라는 봉건적 질서를 따라야 하는 모양이다.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하더라도 리더의 신념을 공박하는 따위의 행위는…'일반 윤리' 차원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배덕자의 행위"라니 그(또는 이른바 '뉴라이트')의 일반 윤리는 봉건 윤리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그는 한 번 더 비약해서 대다수 국민이 한미 FTA를 찬성하는데, 내가 이에 반대하는 것은 '반미-친중-친북 구도'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란다. 요즘은 '서천 소가 웃을 일'이 많이 일어나는 계절인가 보다. 왜 서천 소가 웃는지는 이미 위에 설명을 다 해놓았으니 반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노대통령의 안녕보다 북쪽에 계신 김모 장군님의 안위가 더 걱정" 따위의 표현을 하는, '싸가지'를 넘어선 '정신병'에는 차라리 대꾸를 하지 않겠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산장지기'의 글 모두가 명예훼손에 해당되며, 이 글을 실은 조선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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