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외국산 수입쌀이 본격적으로 반입되기 시작하면서 쌀 수입에 대한 농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날 정오께 강원 동해항에서는 농민 10여 명이 중국산 쌀을 실은 베트남 선박을 기습 점거했다가 전원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입쌀 하역**
'밥 짓는 쌀' 용도로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1등급 칼로스쌀 1372t이 이날 오전 6시 30분 한진볼티모어호(7500TEU급)에 실려 부산항 감만부두에 도착했다.
10㎏과 20㎏짜리로 포장된 상태로 컨테이너에 실려 들어온 이 쌀은 식물검역과 식품검사, 물질검사 등의 통관절차를 거쳐 경기도 이천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창고에 보관되며, 다음달 4일께 공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
한편 중국산 현미 5668t를 싣고 목포항에 입항하려다 농민들의 반발에 밀려 목적지를 바꾼 베트남 국적 화물선은 이날 0시 10분 인천항에 입항했다.
이날 도착한 쌀 중 20%는 인천항 1부두 공영 창고에, 나머지 80%는 경인지역 일반 창고에 분산돼 보관될 예정이다.
강원도 동해항에서는 이날 오전 중국산 쌀 5688t이 베트남 선적 4095t급 빈동(Viendong)3호에 실려 들어와 하역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충청북도에서는 처음으로 가공용 중국산 현미 430여t이 진천읍 성석리 김모 씨의 양곡창고에 입고됐고, 충주에서도 가공용 현미 100여t이 별다른 마찰 없이 입고됐다.
***농민들 격렬 시위**
부산, 경남, 경북 지역 농민 100여명은 이날 0시 30분께 부산항 감만부두로 몰려가 미국산 수입쌀을 실은 선박의 입항 및 하역작업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수입쌀 입항 저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감만부두 정문 철문을 뜯어내고 부두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낮 12시께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사전에 5개 중대 400여 명을 부두 입구에 배치해 농민들의 부두 내 진입을 차단했다.
이날 낮 12시 40분에는 수입쌀 입항 저지를 위해 강원도 동해항에서 사흘째 천막농성 중이던 전농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 10여 명이 중국산 쌀을 싣고 동해항에 입항한 뒤 하역작업을 하던 베트남 선적 빈동3호의 갑판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다 1시간20여분 만에 전원 연행됐다.
전농 경기도연맹 소속 농민 2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중국산 현미를 실은 선박이 인천항에 입항하자 8부두에서 진입문 한 곳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자신들이 가져온 중국쌀 10kg 가량을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이며 '중국쌀 화형식'을 가졌다.
전농 강원도연맹의 신성재 사무처장은 "쌀 수입에 대한 협상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며, 수입쌀은 한 톨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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