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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6자회담 7월중 나올 용의..美와 좀더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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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6자회담 7월중 나올 용의..美와 좀더 협의”

“한반도 비핵화 여전 유효” 장성급회담 및 이산가족상봉 재개 합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며 6자회담에 7월중에라도 나올 수 있다”면서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겠다”고 말해 구체적 시점을 거론하며 6자회담 복귀의사를 표명했다.

***김정일, “6자회담 7월중 나올 용의..美와 좀더 협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6.15 통일대축전 행사에 참석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단독면담에서 밝힌 내용을 공개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30분동안 평양 대동강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면담을 가진 뒤 3시50분까지 2시간 20분동안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에는 남측 당국 대표단 인사로는 임동원 6.15 공동선언 당시 국정원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 김보현 전 국정원 3차장 등이, 북측에서는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양건 국방위원회 참사, 림동옥 조평통 부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핵문제와 관련 “상대방(미국)이 우리를 인정 존중하려는 뜻이 확고하다면 (6자회담에) 7월중에라도 나올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겠으며 미국의 입장이 아직 확고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면서 “북은 핵을 가져야할 이유가 없고 6자회담을 포기한 적도 없고 거부한 적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이 북한을 업수이 보기 때문에 맞서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핵보유가 목적이 아니다”면서 핵문제가 해결되면 NPT 체제에 복귀한다는 것과 IAEA의 국제적 사찰을 모두 수용해 철저히 검증받을 용의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보장은 북-미간 안전보장보다 다자틀 안전보장이 더 굳고 실효성이 있다”는 정 장관의 설명에 “일리가 있으며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밖에 ‘6자회담 재개 후 회담만 거듭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타개를 위해 남측이 구상한 중대제안’ 설명을 듣고 “신중히 연구해 답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北, 8.15 서울 행사에 ‘비중있는’ 대표단 파견-이산가족상봉 합의**

김 위원장은 이어 서울에서 준비중인 8.15 통일대축전 행사에 “북한 정부대표단을 비중있는 인사로 꾸려 보내겠다”면서 “8.15가 6.15에 이어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8.15를 맞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해야 한다는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면담에 배석한 림동옥 조평통 부위원장에게 즉석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서 치루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정 장관의 ‘화상 이산가족상봉’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흥미있는 생각”이라며 “준비해서 8.15때 첫 화상상봉을 실시하도록 추진하자”고 말해 성사 가능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정 장관은 “남측 적십자사에 상봉 등록 대기중인 이산가족만 12만명이며 금강산만으로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정보화시대에 화상상봉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으면 이산가족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남북장성급회담 재개 합의, 수산회담 및 서울-평양 직항로 협의**

이날 면담에서는 아울러 사실상 남북 장성급회담 재개가 합의됐다. 김 위원장은 정 장관의 장성급회담 재개 요청에 대해 “다음주 열리는 장관급회담에서 논의하겠지만 장성급 군사회담을 재개해 서해 지역의 긴장을 해소하겠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육지에서는 길과 철도가 나고 개성공단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는데 경계선도 불분명한 바다에서 그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 “수산회담을 열어서 공동 어로를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서로의 공동이익을 낚아 올리는 식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수산회담을 제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 남북 항로와 관련해 “서해로 나가 ‘ㄷ’자로 가면 50분이나 걸린다”는 정 장관의 발언에 “서해로 가지 말고 서울-평양 직항의 육로 상공 방안을 협의해 실천하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상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아울러 기자회견 모두 발언 뒤 일문일답을 갖고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문제가 논의됐냐’는 질문에 “정상회담 문제를 제기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적절한 때가 되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北, 南 통해 대미 메시지 보내나**

한편 김정일 위원장이 7월 시한을 밝히며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이 뉴욕채널 등을 통해 밝히고 있는 6자회담 복귀 의사 표명에 구체적인 날짜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시한을 밝히라고 요구해 왔다. 북한이 이에 7월이라는 시한을 처음으로 밝힌 것은 미국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언급이 최고 통수권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물론 “상대방이 우리를 인정, 존중하려는 뜻이 확고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미국에 북한 김정일 체제를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아울러 “미국과 좀더 협의해 봐야겠다”고 밝혀 뉴욕채널 등 북미 양자접촉 가동을 재차 요구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핵무기 및 농축재처리 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지난 2월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과는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핵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아울러 이같은 메시지를 남측을 통해 전달한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간 북핵문제 해결 구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당사자는 중국과 미국이었으나 북측의 메시지 전달 통로가 남측이 된다면 실질적인 남북 주도 구도가 자리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남북관계 개선-복원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이번 면담을 통해 이산가족상봉과 장성급회담 복원에 합의된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8.15 서울 행사에 북측이 비중있는 당사자를 보내기로 함으로써 남북간 특사 파견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이와 맞물려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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