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 <산케이신문>이 "조영남씨가 일본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국 여론 및 네티즌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산케이>는 이와 동시에 조씨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영남, 한국 여론에 맞아죽다!?"**
<산케이>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은 28일 '한국의 여론에 맞아죽다!? <친일선언> 출판한 조영남씨'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산케이>는 "최근 일본에서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을 출판한 한국의 인기 탤런트 겸 가수 조영남(61)씨가 매스컴과 인터넷상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TV출연과 공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며 "조씨는 <산케이신문>(24일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일-한 관계에 대해 '냉정하게 대응한다는 점에서 일본이 한수 위' 등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일본 앞잡이'라든가 '매국노'라는 비난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집중됐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이어 "일본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게 폭력적이다'(27일자 <조선일보>)라는, 이론(異論)을 허용하지 않는 최근 한국사회의 풍조를 자기비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또 "조씨는 금년초 근래의 일본체험을 바탕으로 '나는 속았었다'며 일본을 좀더 다각적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수필집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을 출판했다"고 말해, 문제의 <산케이> 인터뷰 내용이 '거두절미하는 방식으로 악의적으로 왜곡됐다'는 조씨 주장과 달리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일선언>을 출판한 조씨는) 영토문제와 교과서문제로 반일감정이 높아가는 과정에 비난 대상이 됐고, TV토론에서 '나는 일본인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 발언 등이 한층 문제가 되면서 TV에서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조씨가 EBS토론회에서 함께 출연한 구로다 <산케이> 지국장이 토론과정에 코너에 몰리자 "나는 구로다씨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그를 감싼 것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구로다 지국장은 이날 기사를 통해 조씨가 말한 '구로다'를 '일본인'으로 바꿈으로써 일본독자들의 반한감정을 부추키는 '트릭'을 구사했다.
***<산케이> "조씨 팬들, '조씨 좀더 당당했어야' 비판"**
<산케이>는 또 "이번에 출연중단된 것은 조씨가 10년이상 사회자를 맡아온 주말의 인기프로 '체험 삶의 현장'(KBS TV) 등"이라며 "한국신문에 따르면 TV측도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만두게 하겠다'며 조씨를 옹호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KBS를 비난하기도 했다.
<산케이>는 결론적으로 "한국에서는 일-한문제에서 일본을 옹호하는 평가가 나오면 사회적으로 말살시킨다는 분위기가 지금 팽배해 있다"며, 조씨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조씨 팬들 사이에서는 '책 내용도 발언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결코 극단적인 게 아니다. 조씨도 좀 더 당당히 대응했어야 하지 않았냐'고 유감스러워 하는 소리가 높다"고 주장했다. <산케이>가 인터뷰 내용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조씨 해명에 대한 질책인 셈이다.
조씨는 인터뷰 보도후 파문이 일자 <산케이>가 자신의 발언을 거두절미하거나 반어법을 악용하는 방식의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 정정보도 요청을 했다고 밝혔으나, <산케이>는 지난해 조씨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표현만 '방문'으로 바꾸고, 더이상의 정정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씨는 더이상 산케이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씨 해명의 진실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연 <산케이>의 이번 보도에 조씨가 어떻게 대응할 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산케이>외에 <교도통신> 등 다른 일본언론들도 이번 사태를 기사화하기는 했으나, 사건의 경위만 객관적으로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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