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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KBS, 조영남 친일발언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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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KBS, 조영남 친일발언에 전전긍긍

항의글·전화 쇄도에 몸살, 마산MBC는 출연취소

방송인 조영남씨의 '친일발언'에 대해 조씨가 "<산케이신문>에 이용당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의 거센 분노로 조씨의 칼럼을 게재하거나 그를 출연시키고 방송사측이 전정긍긍하고 있다. <경향신문>과 KBS는 25일 쇄도하는 항의성 글과 전화 등 뜻밖의 '불똥'으로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고, 마산MBC는 오는 5월 1일 '대마도의 날' 제정과 관련해 주관하는 행사에 초청가수로 초대됐던 조씨의 출연을 전격 취소했다.

***"경향신문 끊겠다" 항의전화에 곤혹**

조영남씨는 자신의 발언이 <산케이신문>에 보도돼 파문이 일자, 25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이 '거두절미'되는 형태로 <산케이신문>에 악용됐으며 자신은 신사참배를 한 적도 없다고 강력부인했다. 조씨는 <산케이신문>에 강력항의, <산케이>측으로부터 26일 해명기사를 싣기로 약속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씨와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들은 25일 조씨 발언때문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지난 3월부터 조씨의 '울퉁불퉁 세상보기'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경향신문은 25일 오전부터 편집국으로 걸려오는 조 씨 발언 관련 항의전화들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았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독자는 "오랫동안 동아일보의 독자였으나 평소 경향신문의 '소신'에 믿음이 가 현재 경향신문을 구독하고 있고, 또 주변에도 경향신문을 권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씨와 같이 국가나 민족을 배신하는 사람의 글을 경향신문이 계속 게재한다면 신문의 정체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속히 이를 제고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해 편집국의 한 기자는 "서울은 물론 강원,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항의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가운데 일부 독자는 '앞으로 신문을 끊겠다'며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하기도 해 무척 곤혹스러웠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구성원들도 25일 오전 조씨의 발언을 접한 뒤 "칼럼 게재여부에 대해 편집국 간부진이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영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조씨는 올해 3월 지면개편 때 새 필진으로 영입돼 그동안 1주일에 한번씩 <울퉁불퉁 세상보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해 왔다"며 "당시 조씨는 계약조건으로 △원고료 대신 추천 인사들에게 경향신문 발송 △일체 칼럼내용에 간여하지 말 것 등을 주문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뭐라 답변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편집국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얘기다. 경향신문은 조씨 해명 등에 대한 네티즌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KBS도 전전긍긍**

조씨가 출연하는 인기 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을 장기간 방영해온 KBS도 '전전긍긍'하기란 마찬가지다.

조씨가 오랫동안 진행을 맡고 있는 KBS-1TV 외주제작 프로그램인 <체험, 삶의 현장> 인터넷 게시판에는 조 씨의 발언 내용이 처음 알려진 24일 저녁부터 '방송계 퇴출'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 씨의 발언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일로, 대표적인 공영방송 KBS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도 커질 것"이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길환영 KBS 외주제작팀장은 "시청자들의 비난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진행자 교체는 팀장의 권한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새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KBS 한 고위관계자는 "무엇보다도 부담스러운 것은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이라며 "따라서 조씨에 대한 신변처리 문제는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여론 흐름에 따라 조씨 교체까지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산MBC, 조 씨 초청공연 전격취소**

한편 마산시가 오는 5월 1일 '대마도의 날' 조례 제정을 기념해 열기로 한 시민의 날 문화행사와 관련해 주관 방송사인 마산MBC는 이날 초청가수로 조 씨를 초대했다가 25일 오후 이를 전격 취소키로 결정했다.

마산MBC는 이번 공연을 위해 미리 조 씨에게 출연료까지 선불한 상태였으나 지역 시민단체들의 항의 성명이 잇따르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마산 희망연대 등 이 지역 시민단체들은 25일 성명을 내어 "28회 째를 맞는 이번 마산 시민의 날 행사는 일본의 독도 망언에 대응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다"며 "그런 행사에 일본사람보다 더 친일적인 사람을 초청하는 것은 마산시민에 대한 민족적 테러나 마찬가지"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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