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로 단식 90일째를 맞아 생명이 위태로운 지율스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계 종교인들도 단식에 동참하고 나서는 등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각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불교-천주교-개신교, '단식 참회기도' 시작**
불교 조계종단을 중심으로 천주교, 개신교 성직자들은 24일 오후부터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지율스님의 고통에 동참하고 청와대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 참회기도'를 시작하기로 했다.
불교 조계종단 관계자는 2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23일 각계 종교인들이 긴급모임을 갖고 목숨을 건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지율스님을 위해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며 "오랜 논의 끝에 생명을 파괴하는 이 시대에 맞서는 중요한 일을 지율스님에게만 맡긴 것에 대해서, 또 생명을 파괴하는 이 시대에 대해서 참회하는 단식 기도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4일부터 시작되는 '단식 참회기도'에는 조계종단을 중심으로 천주교, 개신교의 성직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23일 '단식 참회기도' 참여의사를 밝힌 성직자는 지리산 실상사의 도법스님,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불광회 회주 지홍스님, 성불원 주지 현각스님 등 조계종을 대표하는 큰 스님들을 비롯해 천주교 문정현 신부, 문규현 신부, 이동훈 신부, 개신교 양재성 목사, YMCA 이학영 사무총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조계종단 관계자는 "이분들 외에도 지율스님의 단식의 의미에 공감하는 많은 불교, 천주교, 개신교 수행자들이 '단식 참회기도'를 시작할 것"이라며 "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고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4일 오후 3시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율스님의 단식과 천성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곧바로 '단식 참회기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 "지율스님 요구 거부한 노정권 규탄한다"**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집회도 대정부 비판의 강도를 강화하고 있다.
도롱뇽의친구들, 녹색연합, 민주노동당을 비롯하여 천성산 관통도로를 반대하고 지율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24일 저녁 6시반 광화문 교보빌딩앞에서 지율스님의 단식해제조건을 거부한 노무현정부 규탄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율스님은 최근 정부 측에 단식 해제 조건으로 토목공사는 진행하되 발파공사를 3개월 보류할 것과 터널공사가 천성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3개월간 공동조사 할 것 등 반발 양보한 안을 2가지를 제시하였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단식90일이 넘어가는 지율스님을 사실상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청와대와 정부를 강력비판했다.
주최측은 이어 "이날 촛불집회에는 지율스님을 걱정하는 많은 시민사회, 환경단체를 비롯해 민중단체까지 대거 참여할 예정이며 정부를 규탄함과 동시에 지율스님의 단식을 거두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결호 장관 "스님 요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각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율스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24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천성산 터널 공사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인 데다, 지율스님이 요구하는 발파 공사를 중단할 경우 사실상 공사를 중단하는 것하고 연결돼 대구-부산 간 경부고속철도 2010년 완공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스님의 요구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고 지율스님 양보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곽 장관은 또 "우리 사회에 병존하는 다양한 가치관 모두를 법적 테두리 안에서 근거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행정에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재차 거부입장을 밝힌 뒤,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많은 국민들이 환경의식을 다시 가졌다. 지율스님이 단식을 중단하고 우리나라 환경보존을 위해 더 많은 국민들을 상대로 좋은 일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율스님에 대해 단식 중단을 주문했다.
한편 21일부터 단식장소를 옮겨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는 지율스님은 24일 현재도 서울 모처에서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