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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공개 '늪에 빠진' 조전혁…전교조, 손배소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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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공개 '늪에 빠진' 조전혁…전교조, 손배소 청구

법원 '3000만 원' 결정 이후 교사 5864명 손배소까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을 공개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명단 공개의 후폭풍에 직면했다. 지난 27일 법원이 명단을 비공개를 돌리지 않는다면 전교조 교사 16명에게 매일 3000만 원씩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린데 이어, 28일에는 전교조 교사 5864명이 조 의원을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 교사 6만여 명을 포함한 교원단체 소속 교사 22만여 명의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를 상대로 11억7280만 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조전혁 의원의 명단 공개 이후, 역시 인터넷에 명단을 공개해온 <동아일보>는 27일 법원의 결정 이후 오후 6시 30분께 명단을 삭제했지만, 전교조는 명단을 내린 것과는 별도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교조는 서울남부지법이 전교조 조합원 16명이 제기한 명단 공개 금지 간접 강제 신청을 수용한 것을 두고 "법원의 거듭된 결정은 조전혁 의원의 주장처럼 학부모의 알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의 신상 정보는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민감한 정보라는 것을 입증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 23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헌법재판소에 '교원노조 명단' 공개 금지 결정에 대한 권한 쟁의 심판 청구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이어 "전교조는 그동안 교원의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현행 법 규정에 어긋나며 명단 공개는 전교조 교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일임을 누누이 밝혀왔다"면서 "그럼에도 일부 극우 세력과 보수 언론은 이것이 마치 학부모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것인 양 선동해왔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조전혁 의원의 명단 공개는 '전교조 마녀사냥'을 통해 무상 급식과 교육 비리 등 교육 현안을 외면하고, 오로지 '전교조냐, 반(反)전교조냐'라는 프레임으로 이번 지방선거와 교육감선거를 진행하려는 집권 세력의 출구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사들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은 단순히 얼마의 돈을 받아내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국회의원과 언론이라는 지위를 남용해 교사의 정보 인권을 침해하고 훼손한 불법 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함"이라며 "교단을 이념화하고 극우 세력의 전리품으로 만들려하는 행위에 대한 경고"라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전교조 관계자는 "애초 명단 공개 이후 1000여 명의 청구인단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소속 단체와 상관없이 5864명의 교사가 청구인단으로 참가했다"며 "지금도 청구인단에 참여하려는 교사들의 서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일선 교사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전혁 의원은 27일 법원의 결정을 두고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사형 선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2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원의 결정이) 무서워 명단을 내리게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인, 대한민국 국회의원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현재 조 의원은 "법원이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조 의원의 청구에 대한 기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헌법재판소가 청구를 수용하더라도 조 의원은 판결이 날 때까지 매일 3000만 원씩을 물어야 한다.

지난 2일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내역을 보면, 조 의원의 재산은 총 6억6852만7000원으로, 27일부터 하루 3000만 원씩 이행 강제금을 지급할 경우 5월 19일이 되면 이행 강제금이 재산을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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