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해양수산부 직원들이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해수부가 신천지 신도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는가 하면 단체회식을 했다는 말까지 나와 의혹을 낳고 있다.
해양수산부 직원·가족 15일 오전까지 27명 확진 판정…세종시 전체 확진자의 77.5%
15일 오전 10시40분 현재 해양수산부에 근무하는 직원과 그 가족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27명에 이른다.
이는 세종특별자치시의 전체 감염자 40명의 67.5%를 차지하고 있는 수치며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국가보훈처 전·현직 근무자와 그 가족의 확진자까지 합치면 정부세종청사 내 근무자 및 가족 중 확진자는 31명에 달하고 있어 세종시 전체 확진자의 77.5%까지 차지해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예방 활동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상주인원 1만 600여 명 등 하루 2만 여명이 출입하는 정부세종청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는 국가 1급 보안시설인 정부세종청사의 안전을 위해 지상 1층 출입구 35개 중 주간에는 10개 출입구를, 야간과 휴일에는 15개를 각각 폐쇄했다.
지하1층 주차장 출입구는 42개 중 주간에는 36개를 폐쇄하고 야간에는 전체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주간의 경우 지상 25개, 지하 6개 등 31개의 출입구만 개방하고 있으며 야간과 휴일에는 지하에서는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지상의 20개 출입구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출입구에는 체온의 오차범위가 가장 적은 열화상감지카메라 31대를 설치했다. 이들 카메라는 고체온을 가진 출입자가 나타나면 알람이 울리는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 들어오는 공무원과 민원인들의 체온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으며 고열을 내는 출입자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청사 내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해수부 직원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 직원 등이 이와 같은 철저한 청사관리에도 청사 진입에 제한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자칫 청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열화상감지카메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세종청사 내 해수부 직원의 확진자 발생 확산에 대해서는 세종시의 역학조사반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어서 언급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발열 인후통, 목감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지금은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무증상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수부, 신천지신도 전수조사 안해
대구·경북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신천지 신도들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전국 각 시·도가 모든 공무원들에 대한 신천지 신도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였으나 해수부는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소극적 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전 직원에 대한 신천지 신도여부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확진자에 대해서는 대구·경북지역을 방문했는지 여부와 다중시설 이용여부, 줌바댄스 수강여부, 신천지 신도여부 등 4가지에 대해 질의답변형태로 확인하고 있다”며 “확진자 중 신천지 신도라고 답변한 사람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본인의 답변만 들은 것으로 지자체에 보유하고 있는 신천지 신도 명단과 대조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일개 중앙부처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해수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천지 신도여부를 묻는 전수조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회식 때문에 다수 확진자 나왔나?…해수부 “사실무근”
해수부는 지난 10일 첫 확진자가 나오자 확진자가 근무하고 있던 정부세종청사 5-1동 4층을 폐쇄하고 이 곳에 대한 전면 방역을 실시했다.
또한 11일부터는 정상근무하기로 하고 대면회의와 회식 등을 전면금지하도록 했다. 장차관 보고도 서면으로만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10일에만 직원 4명과 가족 1명 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1일에도 직원 1명과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의 가족 등 2명이, 12일에는 직원 14명, 13일에는 직원 4명과 직원의 배우자 1명 등 5명, 14일 1명, 15일 1명 등이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600여 명의 해수부 직원 중 550여 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 인력만 근무하고 있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미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일반 국민들께는 이번 주말 그리고 이어지는 3월초까지가 이번 유행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라고 안내하면서 “개인 위생 수칙 준수 및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달라”고 부탁했음에도 11일이 지나 해수부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자 회식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소극적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이처럼 해수부 직원들의 연이은 확진 판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종시 전체가 불안해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해수부 직원들이 인근식당에서 회식을 한 것이 다수의 확진자를 낸 원인이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이는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해있는 다른 중앙부처와 달리 해수부에서만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부분의 확진자가 발생한 정부세종청사 5-1동 4층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이와 같은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세종청사는 건물의 특징상 과별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국이나 실별로 뻥 뚤려져 있는 구조”라며 “처음 7번째 확진자까지는 수산정책실에서 발생했고 8번째부터는 해운물류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13일) 아침 21번째 확진자 까지는 모두 청사 5동 4층에 위치해 있는 2개 실·국 등에서 나왔고 4층에서 나온 확진자가 20명, 5층에서 1명이 나왔는데 4동에서도 1명이 나왔다”며 “같은 실·국이 가장 크지 않느냐고 보는데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결과에 따라 언급돼야 할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회식은 사실무근이다. 확인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맘카페 등에서 찐하게 회식을 했다는 말을 비공식적으로 들었지만 홍보실에서 확인을 할 수도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별도로 회식여부를 확인한 바는 없다. 회식여부를 확인할 의무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루머에 대해 해수부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해당부서에 물었을 때 회식을)했다, 안했다는 대답만 가지고 확인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현재 출근해있는 직원이 50명이 안되는 상황에서 회식여부에 대한 취재를 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수부 관계자는 확인할 수도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하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표현해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명확한 답변을 한 이유에 오히려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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