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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천안함 동영상 비공개"…"이러면 국방부가 침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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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천안함 동영상 비공개"…"이러면 국방부가 침몰할 것"

'화면 흐리다' '군사 정보 담겼다'…석연찮은 해명에 분노 폭발

군 당국이 천안함 침몰 사고 직후의 모습을 열상감지장비(TOD)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군이 현재로선 사고 당시의 상황을 알려줄 유일한 자료인 TOD 자료를 비공개로 붙이는 석연찮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소속 김태호 소령은 "해병대 6여단에서 이 장비(TOD)를 보유하고 있다"며 사진이 찍힌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공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원태재 대변인도 20~30분 정도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TOD 동영상에 대해 "사건에 단초를 줄 만한 내용이 없다"며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다. 그는 "촬영했을 때 배 뒷부분은 (침몰돼) 없었고 화면도 매우 흐리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원 대변인은 "촬영 내용 안에는 아군 경계병력, 장비보유 등이 담겨있기 때문에 공개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날 <한겨레>가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TOD 촬영분이 사고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며 군 당국이 언론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사진을 직접 보진 못했으나, (천안함이) 물 위로 떠오른 모습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두 동강으로 솟아오르는 장면은 내부 폭발로는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사진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사고 다음날인 27일 TOD 영상을 보고 "배가 두 동강 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힌 것도 '사건에 단초를 줄 만한 내용이 없다'는 군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공개하거나 국회 상임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어서라도 동영상과 사진을 보여주면 되는 상황에서 군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TOD는 야간에도 멀리 있는 적을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군용 투시카메라'다. 서해 백령도 해안 경비를 서는 부대에서 야간에 서해로 침투하거나 움직이는 간첩선을 감시하기 위해 활용되는 장비로 알려져 있다.

"18세 관람불가도 아닌 전국민 관람불가라는 거야?"

국방부의 '비공개' 방침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한 네티즌(linkman)은 "뭔가 구린게 많은가 보네. 더이상 국민들 바보취급 하지 말고 당장 공개하라"고 했다. 닉네임 '바이올렛'은 "무엇이 보이건 안 보이건 진실을 밝혀라. 진실을 은폐할 때 국민들은 가만 안 있는다"고 했고, '엣지스타'는 "무슨 보안이 대한민국 국민들 생명보다 중요하더냐"고 분개했다.

정부 당국의 행태를 조롱하는 댓글들도 많았다. 닉네임 '무명'은 "그게 영원히 감춰지니? 차라리 '지금은 곤란하다, 가다려달라'고 해"라고 비꼬았다. 닉네임 '열혈'도 "꼭 침몰하는 국방부 같다"고 일갈했다.

아이디 'windowsoul'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 점 의혹없이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히라고 발표하더니만 이는 모두 쇼였냐"고 했다. '단유'는 "왜 공개 못하는 거야? 18세 관람불가도 아닌, 전국민 관람불가라는 거야?"라고 했다. 'Al-Qaeda'는 "병역 기피한 자들이 국가안보회의를 한다고 주접떠는 나라에서 뭘 기대할 게 있나"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 평택 제2함대사령부 소속 김태호 소령이 보도본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한편 민간 어선이 침몰된 천안함 함미의 위치를 발견한지 사흘째지만 실종자 구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태재 대변인은 "29일 함미 부분의 깨진 틈으로 공기를 약 13분간 주입했으며 함수 부분에서는 실내 진입을 위한 인도용 밧줄을 설치했다"면서도 "해난구조대원들이 함미 진입을 시도했으나 빠른 유속으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30일 사고 해역 기상은 대체로 맑은 편이며 시정은 7마일, 파고는 1m 수준이다. 또 수온은 3.9도, 유속은 5.33노트다. 해군2함대사령부에 따르면 시정(7마일)과 파고(1m)는 시야 확보에 좋은 상태이지만 유속은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3노트 이상만 되어도 해저에서 탐색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다.

합참은 수색 작업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오늘 중으로 함수 내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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