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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새 19조, 3주새 90조 증시서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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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새 19조, 3주새 90조 증시서 증발"

'아시아 블랙먼데이', 인도 15%, 한국-대만 5% 폭락

여의도 증시가 사실상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한국뿐 아니라 인도-대만-일본 등 아시아 전역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국등 아시아에 빙하시대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3주새 90조원 증발**

17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완전실종돼 39.48p, 5.14%가 폭락하면서 7백30선마저 붕괴, 7백28.98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73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해 10월 8일 722.76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증시 간판주인 삼성전자가 6.82% 급락하며 45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고, 대표적 금융주인 국민은행주도 경기급락에 따른 중소기업-가계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8.20%나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도 2.16 포인트(0.53%)가 낮은 4백2.7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결국 29.18 포인트(7.21%)나 떨어진 3백75.75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3월 19일의 3백67.70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폭과 하락률 모두 연중 최대치다.

이로써 이날 종가 기준 상장법인 시가총액은 3백23조5천억원을 기록, 하룻새 19조3천9백50원이 증발했다. 또한 지난달 26일 중국쇼크 당시 9백36였던 주가와 비교하면 2백포인트 이상이 폭락하면서, 3주새 89조8천9백90억원, 즉 90조원 가까이가 공중으로 사라졌다.

***인도, 사상최초 두차례 거래정지 끝 15.52% 폭락**

이날 주가 폭락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의 공통 현상이었다.

최근 좌파 정권이 총선에 승리하면서 국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인도에서는 이날 증시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에 걸쳐 1시간씩 거래가 중지되는 패닉 상태에 빠져 15.52%나 폭락했다. 좌파 정당인 야당의 승리가 확인된 14일 인도 센섹스 지수는 6.10% 급락하며 시가총액 2백30억달러가 증발, 4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폭락해 말 그대로 융단폭격을 받은 분위기다.

대만 가권지수도 이날 중국정부가 20일 첸수이볜 집권2기 정부출범을 앞두고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 5% 이상 급락하며 9개월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10%(2백94.36포인트) 하락한 5천4백82.9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14일 이후 9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도 닛케이지수가 지난 2월이후 처음으로 전날보다 3.18% 떨어진 1만5백5.05로 마감됐다.

경제위기감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면서 아시아 전역이 패닉 상황에 빠져든 셈이다.

***"지금 여의도는 패닉상태"**

자산운용사인 피데스의 송상종 대표는 "불과 20일 사이에 손 쓸 새 없이 종합주가지수가 2백포인트이상 폭락해 97년말 IMF사태직후 같은 기간동안에 1백80여포인트가 빠졌던 것보다 금융시장이 받은 충격이 더 크다"며 "국내투자가들은 물론 외국투자가들까지도 손절매를 할 사이도 없이 속절없이 당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주식을 내다파는 손절매 시점은 주가가 15%가 빠졌을 때이나, 이번에는 너무 기습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손절매 타이밍을 놓쳤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지난 20일새 주가 폭락의 결과 외국인들도 30조원대 손실을 보았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주요 아시아시장에서 예외없이 큰 손실을 본 만큼 외국투자자금이 앞으로 상당 기간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외면하면서 주가침체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중국쇼크'의 도래 가능성을 가장 먼저 경고했던 현대경제원의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긴급 모니터링 결과 오늘(17일) 여의도는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며 "지금 시장의 분위기는 7백선 붕괴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으며 이러다가 6백선마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라고 전했다.

유 본부장은 "이같은 위기감은 상승기조를 타온 미국과 중국 등이 과열우려로 연착륙 조정작업에 착수하면서 세계경기의 하향이 예상되는 데다가 특히 한국의 경우는 이로 인한 수출의 타격에다가 몇년째 불황을 겪어온 내수경기마저 한층 악화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등이 급속히 부실화, 금융에 타격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 본부장은 또한 "이같은 위기감이 확대될 경우 그동안 부동자금들이 몰려 호황을 구가했던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에서도 90년대초 일본처럼 어느 순간 거품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럴 경우 가계대출이 급속히 부실화하면서 국내금융기관들에게 큰 타격이 우려되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주한미군 이라크 차출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날 오후부터 CNN 등 서방 언론들이 한국의 컨츄리 리스크(국가위험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도 앞으로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대기업 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쇼크나 유가 급등, 미국의 금리인상 등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악재"라며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인데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이한 게 아니냐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는 숫자가 말하는 것"이라며 "모든 수치가 분명히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는데, 정부는 이같은 경제위기를 특정세력의 위기론 증폭인양 곱지 않은 눈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위기대응의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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