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중이던 택시 운전사가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제2 IMF사태'라 불릴 정도로 택시경기가 심각한 데도 불구하고, 택시업자들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부가가치세 감면액을 착복하고 있으나 정부가 이를 방관하고 있든 데 대한 분노의 폭발이다.
***조경식씨 분신 위독**
7일 오후 4시 반쯤 국세청앞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전국 민주택시노조연맹이 주최한 '택시회사 부가가치세 부실운영 세금포탈 방치 국세청 규탄집회'에 참석 중이던 정오교통 소속 조경식씨(44)가 단상에 올라가 자필로 작성한 유인물 10여장을 뿌린 뒤 "부가세 경감분 지급하라"고 외치며 우유팩에 든 시너를 몸에 끼얹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조씨는 즉각 119구급차에 실려 인근 강북 삼성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여서 한강성심병원으로 긴급이송됐다.
동료들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01년 정오교통분회의 80일간 파업과정에서도 노조간부로 열심히 활동을 했고 지금은 평조합원으로 활동중이다.
조씨는 이날 유인물을 통해 택시운전자 처우개선 촉구, 정오교통 노조에 대한 사측의 탄압중단, 택시회사의 부가세 감면액 부당사용 중단 등을 요구했다.
택시노조연맹 집행부는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비상체계 돌입를 선언한 뒤 한강성심병원으로 이동, 후속대책 등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택시노조는 조합원들이 조경식씨 분신사태로 큰 충격을 받고 있어, 전국택시 총파업 등 강경대처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파장이 크게 일 전망이다.
***업주들 부가가치세 경감분 착복**
조경식씨 분신은 이날 민주택시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서울, 인천, 광주,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정부의 택시사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경감분을 택시운전자들에게 돌려달라며 결의대회 등 집회를 갖는 과정에 발생했다.
민주택시노조는 "정부가 택시근로자의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사업자들에게 부가가치세를 50% 경감해주고 있으나 사업자들은 이를 사무직원 인건비, 차량구입비, 기타 잡비 등 경영 비용으로 쓰고 있다"면서 "이를 전액 택시근로자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지난 1995년 7월부터 오는 2006년까지 택시업계에 부가가치세 50%를 경감해주고 있다.
민주택시노조는 지난 해부터 택시운송사업조합에 부가세 경감분 전부를 택시근로자들에게 환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택시노동자들은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로 택시노동자들이 월 1백만원 소득도 얻지 못할 정도로 극한생활을 하고 있으나, 택시업자들이 택시노동자들에게 돌아올 부가가치세 경감분을 착복하고 있는 데도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데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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