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사실상 올해 한국의 연 성장률은 2% 아래로 내려갈 것이 확실시된다.
24일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0.4%(전년동기대비 2.0%) 올랐다고 밝혔다. 소수점 두 번째 자리까지 따지면 0.39%로 0.4%에도 못 미친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0.5%대보다 낮다.
올해 경제는 1분기 –0.4%, 2분기 1.0% 성장하는데 그쳐, 4분기 성장률이 1.0% 이상을 기록하지 않는 한 연 2%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연 경제성장률이 2% 아래였던 적은 1980년(-1.7%)과 1998년(-5.5%), 2009년(0.8%) 등 세 번이다. 1980년은 제2차 석유파동의 영향력이 강했던 때고 1998년은 외환위기가 일어났을 때며,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때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를 밑돈 큰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글로벌 경기위축이 이어지고 있고,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성장기여도는 1분기 –0.6%포인트, 2분기 1.2%포인트, 3분기 0.2%포인트였다. 2분기 들어 정부가 올해 예산을 대폭 투입해 경기침체 현상을 완화, 분기 성장률을 1.0%까지 끌어올렸으나 그 약발이 다해 3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주저앉았음을 확인 가능하다.
대외무역의존도가 매우 큰 한국의 경제구조상, 글로벌 침체가 이어지는 현상은 근본적 원인이다.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과 중국까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어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정부 재정투입, 내수 성장을 제외하면 부양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는 지난 7일 "유럽 정부가 강력한 재정 부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5년 전 일본처럼 경기침체(잃어버린 20년)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를 이끄는 독일의 경우,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0.1%)할 정도로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독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대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국 중 하나인 중국도 3분기 경제성장률이 27년 만에 가장 낮은 6.0%에 그쳤다. 글로벌 산업 체인의 엔진이라 할 만한 중국까지 글로벌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셈이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대다.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느린 미국 역시 세계 성장률 충격을 맞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활기를 보이는가 싶던 미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2.1%를 기록, 전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 침체의 영향이 미국 경제에도 드리운 결과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24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며 "정부의 재정 노력"을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97% 정도 오르면 성장률 2% 달성이 가능하다"며 "4분기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 473조6000억 원 중 372조 원(78.5%)을 여태까지 사용했다. 남은 재정을 4분기에 집중해 성장률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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