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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은 더이상 궤변에 안 속는다"

[이헌재 부총리에게 공인중개사가]7대 궤변을 듣고

이헌재 부총리님께

부총리에 취임하심을 축하드리오며. 민생문제등 어려운 경제현실에 있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심지어 부총리님의 카리스마를 얘기하실 정도로 국민 대부분의 평가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작년 5월부터 프레시안에 부동산관련 기고를 해 왔던 평범한 국민으로서 최근에 주제넘게 정부 고위관료들을 질타하는 글을 기고하면서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누가 되었든 우리나라의 중요한 직책을 맡아 일을 하는데 취임초부터 어떠한 논쟁을 유발하여 발목을 잡는 것은 국가적으로 온당하지 않고, 취임후 일정 정도 업무파악 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여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만은 전임부총리부터의 사안이다 보니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고 보며, 감히 이에 대해 이 부총리에게 감히 묻고자 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분양원가 불가' 7대 궤변**

이 부총리께서는 20일 취임후 가진 첫 정례브리핑에서 "자유경쟁체제하의 시장경제에서 원가공개는 어렵다"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또한 "건설업체의 폭리 가능성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동의한다. 주택(아파트)가격이 문제되는 것은 국민들의 생활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이것이 임금과 물가를 상승시키기 때문으로 토지 등 일부 기초원가에 대해선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원칙적으로 세무회계나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히고 공급을 늘려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십니다.

부총리께서는 이어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공급을 늘려 주택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실패해 비상수단을 써야만 하는 상당한 공익적 이유가 있어야 원가공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해, 아파트값이 재폭등할 때에만 분양원가공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또한 재경부와 건교부 등 정부 부처는 최근 향후 공청회 등 정책협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한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내부 보고서에서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7가지 경제적 근거를 적시했다고 합니다. 요지인즉 분양원가 공개는 원가 규제로 이어져 부동산 투기 재연, 신규 아파트 공급 차질, 아파트 가격 상승, 이에 따른 서민 피해 가중, 사회적 갈등 분출, 시장원리 위배, 기업 경영 침해 등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말 믿은 사람만 바보가 됐습니다**

그동안 제가 여러 차례 기고를 통해 일관되게 주장했던 것은 "분양가 규제에는 반대하나 공기업의 분양원가공개를 하여 민간기업의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을 유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맥락에서 지금 범국민적 이슈가 된“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요구”가 왜 무슨 이유 때문에 터져나오고 있는지 이 부총리께서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다마는, 사실 참여정부 출범이 가능했던 요인중 하나는 '국민의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폭등한 아파트값에 대해 노무현 후보가 “부동산가격을 잡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저같은 일반 국민들의 바람이 호응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같은 국민적 바람이 정부로 하여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부동산대책을 발표케 압박해 결국 작년 10.29종합대책이라는 것에 의해 '불안한 안정'을 보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문제에 정부의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은 손해보게 하겠다“ 는 말에 정부를 믿고 투기를 하지 않은 국민이 실제로는 경제적이든 심리적 상대적 박탈감이든 극심한 손해를 보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말을 믿지 않은 투기자들의 행태로 인해 예전과 다른 100% 가까운 주택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자가보급률은 50%정도인 ‘10억벌기 부동산재테크’란 말이 유행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투기자는 손해본다“라는 정부의 말을 믿고 따라했으나 따라한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나중에 보니 자신들만 손해본 짓을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최소한 참여정부 출범시의 아파트가격으로 거품을 빼줄 것을 기대했던, 다른 사안이 아닌 투기로 인해 빈부격차가 점점 더 느껴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무주택서민들의 희망을 기만하였다는 것입니다.

새해 들어 집 장만하기가 절망적이라는 서민들의 바람을 무시하고 정부는 '거품이 있는 현상'을 고착화시키려 하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주택가격이 빠지면 안되는 여러 궤변(특히 주택가격이 빠지면 대다수 국민인 1가구1주택이하의 서민들이 더 죽는다는 논리. 그러나 1가구1주택자는 자기집 가격이 빠지면 다른 이사할 곳도 빠지기 때문에 아무 영향이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1가구1주택의 서민들에게 제일 힘든 것은 주택관련금리가 올라가는 것인데 호도하고 있음)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대국민 사과하고 제대로 하십시오**

이처럼 정말 대다수 국민들에게 중요한 민생문제인 주택가격을 뺄 의지가 “참여정부”에게 없다고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 최근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운동이라고 봅니다.

이같은 절실한 바람과 희망이 참여정부를 출범시킨 동력이 되었다고 보며, 또한 대통령님은 경제문제는 경제전문가인 경제관료들에게 믿고 맡기는 스타일을 보이셨기 때문에 저는 감히 평범한 무지랭이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문제에 관한 한 경제관료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고민하며 1년 가까이 기고를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는 '국민들의 힘'으로 아파트값의 거품을 빼려는 분양가원가 공개운동에 대해 궁색한 7가지 궤변을 늘어 놓으며 변명하고 폄훼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근거를 7가지씩이나 개발하느니 차라리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솔직하게 "한꺼번에 분양원가 공개를 하면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아파트사업을 하는 주공의 입장에서 서민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 사업을 하는 데 따른 어려움, 지방의 손해나는 사업의 어려움, 더불어 소송 등 사회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점진적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요지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더불어 싱가폴처럼 공공택지에 아파트 짓는 일을 주택공사에서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주공은 아파트 사업의 시행만 할뿐, 실제 공사는 건설사에 하청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왜 어렵다는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정부가 진정 토지값 폭등을 막으려면**

덧붙여 한가지, 최근 문제되고 있는 토지가격 폭등에 대해서도 한 마디 드리고자 합니다.

전에 말씀드린 의왕시 청계지구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년전 국민임대아파트를 짓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고 하니 평당 25만원정도에 매매되던 전답이 농사짓지 않는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평당 50만원정도에 매매되었습니다. 그러더니 작년 연말에 택지지구보상이 대략 평당 1백만원에 이뤄졌습니다...

1~2년사이에 배이상의 이득이 생기는데 돈놓고 돈먹기의 투기판을 누가 안하겠습니까?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의 그러한 행태를 보면서 실제 농사를 짓다 여러 이유로 힘들어 팔았던 농민들은 땅을 싸게 팔았던 것에 대해 또 한번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지자격 증명이 어렵다며 투기를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나, 대개 이장들로 구성된 농지위원회의 증명서 발급 도장받는 것은 술값정도로 인사하면 쉬운 일이라고 합니다. 곳곳에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정부로서 고속철도를 따라 전국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땅투기판은 제발 미봉책이 아닌 발상의 전환으로 대처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근원적 대책은 대략 이렇습니다.

최소한 개발계획 고시전 1년이내에 매매했던 전답은 실제 자경농민이 아니면 공시지가로 보상한다든지, 그것이 어렵다면 개발계획고시전 1년이내에 매매했던 임야나 자경농민이 아닌 전답은 구입시 가격을 등기가격(대부분 검인받는 가격이 공시지가로 하여 세금을 내기 때문에)으로 하고 보상가와의 차이에 의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면 농지가 아닌 토지에서 모든 세금을 내고 있는 기준인 공시지가를 보상가로 한다는 조치가 없지 않고서는 결코 땅투기를 잡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적게 내기위해 개별공시지가를 낮추는 사례도 없어질 것입니다.

실제 은밀히 이뤄지는 개발계획을 빼내어 땅투기하는 것을 세금으로 흡수하는 제도를 구축하지 않고는 토지거래허가제의 강화 등 한계가 있는 대책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감히 이런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세금을 서민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 건설자금으로 사용한다고 약속하면 국민들의 거부감도 적을 것입니다.

'완벽주의자'가 아니시라는 부총리님의 말씀에 기대를 가지면서 취임하신지 얼마 안 된 시점에 혹여 결례가 되었다면 넓으신 아량을 베풀어 주시길 바랍니다.

***추신**

저번 기고의 댓글에 '아파트가격이 대체 얼마쯤 내려야 하느냐', '지금 아파트를 사야 하느냐 기다려야 하느냐고' 어느 독자분께서 저의 의견을 물으셨습니다.

10~30% 등 수치를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최소한 참여정부 시작때의 아파트가격까지 내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대선기간중 여러 가지 부동산대책을 말하면서 "아파트가격을 잡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아파트가격은 투기세력들이 관망을 하며 보합세를 보였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후 제대로 정부의 의지를 시장에 보이지 않아서 그만 많이 폭등해 버렸고, 출범후에 폭등한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참여정부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여러 가지 이유로 ‘올라버린 아파트가격의 안정’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기한 사람은 반드시 손해볼 것이다"라는 말은 아니함만도 못하고 "투기에 동참하면 손해가 없다. 못하면 바보"라고 하는 투기꾼들의 말이 ‘원칙과 상식’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파트 구입 여부 문의에 대하여는 '아파트 가격을 잡으려는 의지를 참여정부에서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시면 사지말고 기다리시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신다면 지금이라고 아파트를 구입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으로 가름하겠습니다. 그러나 '정부에게 의지가 없다고 하여도 그것을 국민의 힘으로 바꾸실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다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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