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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이 악물고 출근…갈 데까지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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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이 악물고 출근…갈 데까지 가겠다"

언론 인터뷰서 "검찰 개혁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는 게 중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면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생각"이라는 결연한 소회를 밝혔다. 검찰 특수수사 축소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27일 시사주간지 <시사IN(시사인)>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 25일 진행된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부터 검찰권 남용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온 것이 검찰의 직접수사 내지 특수수사 부분이었고, 이에 대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정치권·학계·검찰 내부에서도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 권한을 어느 범위로 제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롯한 여러 대안이 있고, 실행 방법에 있어서도 법률이나 대통령령 개정 등 여러 방식이 논의될 수 있다.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만큼 검찰 개혁 취지에 부합하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를 이유로 검찰 특수부에 날개를 달아준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특수부 수사 문제에 관해서는 가족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 게 맞다"면서도 이같이 언급했다.

단 그는 "국정농단 수사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됐고, 문재인 정부가 키워주고 말고 할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과거 정권 실정과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과제였고, 검찰이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특수수사 부분이 확대됐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여야가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등 '정치의 사법화' 경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고 "정치와 사법이 각자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고소·고발로 최종 판단을 검찰이나 법원으로 전가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비춰볼 때 바람직하지 않고, 검찰과 법원 역시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를 검찰 특수부가 진행하고 있고, 이 수사를 촉발한 고발이 한국당 등 정치권에 의해 이뤄졌던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이 악물고 출근…제가 하루를 살아내는 게 개혁"

조 장관은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데, 우선 이 사건 관련해서 '검찰과 제 아내 사이의 다툼이 있다'고 말씀드리겠다"며 "그 다툼은 사후 형사 절차에서 해결돼야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법무부 장관이자 제 집안의 가장 아니냐"며 "특정한 언급을 하기에는 매우 곤란하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다툼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 다툼을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따라서 해결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것'(이라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수사 문제는 제가 실제로 알지도 못한다"며 "아주 개인적으로만 보게 되면 가족을 돌보는 게 급하다. 집에 있지를 못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제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제가 그냥 사인이라면 빨리 가족으로 돌아가서 돌봐야 된다.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상태인데 그 점에서 힘들다"면서도 "힘든데 제가 사인이 아니라 공인, 그중에서도 고위 공직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최근의 소회에 대해 "씁쓸하다"면서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고,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절감하고 있다"고 검찰 개혁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 개혁은 저를 딛고서라도 가야 한다"며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지명됐을 때는 이런 상태에 놓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훨씬 더 신나게, 즐겁게, 제가 원래 구상했던 것들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제 업보인지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죽을 힘을 다해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디딜 것"이라며 "언제 어디까지일지 모르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책임·소명·소임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말인지 깨우치고 있다"면서 "요새는 제가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개혁이고 인생이라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그는 SNS 활동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공식적인 입장만 밝히는 용도로 쓰고 있는데, 여전히 직접 올리고 있다"며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제 개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공식 입장 중에서 기사에 소개가 잘 됐거나 전문이 실린 것들을 보실 수 있도록 올리고 있다"고 했다.

"검찰개혁, 어느 때보다 가까이 왔다…법무부 탈(脫)검찰화, 감찰 강화 추진"

검찰 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단시간에 이루기 어렵고, 더뎌 보이더라도 차근차근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동시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서 이제 진짜 국회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향후 수정안 작성 등 과정에서 법무부가 추가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 장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는 지적에 그는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항상 압도적"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법적 제도화에 가까이 왔고, 지금이 아니면 더 어려워질 거라는 간절함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피의사실 공표를 규제하는 내용의 검찰 수사공보준칙과 관련해서는 "저의 취임과 무관하게 준비돼 왔는데 제 가족 수사 문제하고 얽혀서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가족을 보호하려고 만들었다는 오해가 있을 것 같다. 제 가족 문제가 일단락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기상 유예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가 사실상 사문화됐다. 법은 범죄라고 하지만 기소된 적이 없으니 처벌되지 않았다"고 기존 검찰 관행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조 장관은 "(기존) 준칙에는 위반했을 때 징계 조항이 없었다"며 "박상기 전 장관이, 기소는 안 되더라도 행정부 차원에서 징계는 할 수 있도록 그 부분을 손본 것"이라고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법무부 검찰국장·기획조정실장 자리에 비(非)검사 출신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서는 "전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17년 제1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권고한 사항"이라며 "당장 실행할 것은 아직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를 관할하고, 기조실장은 검찰 예산과 국회 업무를 다루는 핵심 자리"라며 "인사와 예산 문제를 고위 검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검사에 의해 이뤄지는 법무행정에서 탈피하겠다는 방향이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장관으로서 탈(脫)검찰화를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대한 감찰 강화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그 동안 법무부는 검찰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사 비위의 경우 1차적으로 검찰에서 감찰을 진행하도록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2차적으로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감찰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운영해 왔다"며 "검사 비위를 검찰에서 직접 감찰하다보니 어떤 결과를 내놔도 '제 식구 감싸기' 의혹과 비난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찰을 하려면 조직 외부자가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검찰 내부의 감찰부장(대검 감찰본부장)을 전직 검사가 한 것은 통상적 감찰행정 원리로 봐서는 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감찰부장이 공석으로 검증 과정(에 있다)"이라며 "감찰 원리상 소속 출신이 아닌 게 감찰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개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검찰국장, 기조실장에 이어 대검 감찰본부장까지 '탈검찰화'를 예고한 대목이다.

그는 "검찰권 행사 견제 장치인 감찰 기능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되면서 수사 역시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불신을 받아 왔다"며 "감찰관실의 감찰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더 나아가 검찰 수사의 엄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 회복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사건 배당 관행에 대해서도 "손으로 하는 사건 배당 문제가 검찰 안에서는 엄청난 권력으로 작동한다. 업무 역량 평가는 공정한 사건 배당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게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법원은 무작위로 기계 배당을 하는데 검찰이 법원과 똑같이 할 수 있는지, 검찰에 적용했을 때 부작용은 없을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개혁을 예고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11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검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던 것과 관련 "개인적으로 임 검사를 전혀 모른다. 만나본 적도 없다"며 "검찰 내부에서 그만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검사가 없다. 그걸 주의 깊게 들어 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그는 "기존 검찰 조직문화에 상대적으로 덜 젖어 있는 젊은 평검사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임 검사의 발언 내용이 '검찰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그러니 가장 눈에 띄었고,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검사는 최근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검사가 아닌 검찰 직원의 권익 문제도 지적했다. 조 장관은 "검사만이 아니라 검찰청 직원, 수사관도 만났다"며 "이 분들이 '평검사와 부장검사 사이 갑을관계에만 주목하는 것 같은데, 검사 전체와 검찰 직원과의 관계도 좀 살펴봐 달라'고 하더라. 제가 주로 검사들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 새삼 깨달은 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검사와 비검사 직원 사이에 발생하는 문제가 분명 있고, 이 역시 바꿔야 할 검찰 조직문화 가운데 하나"라며 "검사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직원이 그런 느낌을 갖는다면 조직에는 나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검찰 예산 편성권을 법무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데 대해 "현재 조직 원리상 맞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검찰은 법원이 아니다"라며 "삼권분립에 따라 법원은 독립돼 있고, 행정부에서든 입법부에서든 건드릴 수 없도록 돼 있다. 검찰이 법원처럼 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인사와 예산에서 선출된 권력에 의해 통제를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외부에서 통제가 되지 않으면 내부의 통제가 강해진다. (그러면) 검찰 조직 내의 검찰 논리와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점점 위로 승진하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그 논리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튕겨 나오거나 소외되기 때문에 외부적 통제가 항상 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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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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