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가장으로서 부탁…전화 끊지 못한 것 후회"

압수수색 검사 통화 논란에 "처가 옆사람 바꿔준 것"

조국 법무부장관이 지난 23일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사와 직접 통화를 한 데 대해 "가장으로서 그 정도는 부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은 압수수색 검사와 직접 통화 사실을 인정한 조 장관의 발언으로 한차례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 장관은 심신이 불안한 아내 정경심 교수로부터 전화기를 건네받아 "처가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해 달라"는 말만 하고 끊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조 장관은 대정부질문이 재개된 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의 관련 질의에 "(압수수색 당시) 제가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황급하게 처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처가) '바깥에 수사관이 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놀란 상황이었다. 누군지 물어보라고 했더니 '어떤 수사관'이라고 해서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처가 문을 열어주고 수사관이 집으로 들어왔다"며 "제 처가 다시 전화가 왔는데,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119를 불어야 할 것 같다며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제 처가 옆에 있는 사람을 바꿔줘서 '제 처가 불안한 것 같으니 압수수색 할 때 제 처의 건강 문제를 챙겨 달라'고 하고 끊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처가 전화기를 현장에 있던 수사관에게 전해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에 놀란 정경심 교수가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수사관을 바꿔줬다는 의미로, 조 장관은 거듭 "가장으로서 그 정도는 부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다만 "돌이켜보니 제 처가 전화를 걸어왔지만, 제 처의 상태가 매우 나빴지만, 다 끊었으면 좋았겠다고 후회한다"고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 장관은 "그 상황에선 119를 불러야 할 정도여서 가장으로서 (수사관과 전화를) 했지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취지의 지적이 이어지자 "성찰하겠다. 죄송하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