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터넷복권' 당첨금 10배나 대폭인상

사행심 조장 예상, 로또 판매값은 1천원으로 인하

로또복권이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가 오는 8월1일부터 로또복권의 한 게임당 판매가격을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로또복권외 추첨식 복권은 5억원에서 10억원, 즉석식 복권은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특히 기존 복권업체의 오랜 민원 사항으로 사행심 조장 우려가 큰 '인터넷 복권'의 최고당첨금 1억원은 추첨식은 10억원, 즉석식은 5억원으로 대폭 높이기로 해, 정부가 로또복권의 사행심을 문제 삼으려면서 실제로는 사행심을 한층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정부, "로또 당청금은 낮추고 기존복권은 높이기로"**

정부는 30일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제8차 복권발행조정위원회'를 열어 로또복권에 대한 사행심 완화와 복권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조실이 발표했다.

국조실측은 로또복권 판매가격의 인하로 판매금액 총액 및 이를 기준으로한 1등 당첨금 액수가 줄어들고, 로또복권에 대한 매력상실로 구매자수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가격인하후 1등 예상당첨금은 현재의 평균 37억원에서 19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다.

국조실은 이와 함께 로또복권외 기존복권의 당첨금 대폭 상향조정 사실을 밝히며, 이들 기존 복권에 대해선 추첨식은 5월1일, 즉석식은 6월1일, 인터넷식은 3월1일부터 판매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조실은 이처럼 기존복권의 당첨권을 최고 10억원까지로 대폭 늘리기로 한 이유와 관련, 로또복권 발행으로 기존 복권의 매출액이 2002년 8천8백92억원에서 2003년 4천2백28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지난해 복권시장에서 로또복권의 매출비중은 90%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리어 사행심 조장 우려돼**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그러나 명분으로 내세운 '사행심 완화'와는 정반대로 도리어 사행심을 높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선 로또복권의 판매가격을 낮추더라도 과연 정부 주장대로 로또 열풍을 죽일 수 있겠냐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로또의 경우 복권시장 매출시장의 90%를 독식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 인지도가 높고 판매망도 전국적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한 데다가, 대다수 로또 복권 구입자가 로또 판매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한번에 최소한 1만원어치 이상을 구입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판매가격을 낮춘다 할지라도 과연 매출액이 줄어들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이 실제로는 고사 위기에 처한 다른 복권들의 집요한 로비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 2002년 6월 "권시장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복권의 최고당첨금을 추첨식은 5억원, 즉석식과 인터넷복권은 1억원으로 제한한다"면서 "로또복권을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없는 복권 시장을 정리한다" 입장을 밝힌 이래, 기존복권들의 경우 고사직전의 몰락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전 방침을 뒤엎은 정부의 이날 기존복권 당첨금 상향조치는 몰락위기에 직면한 기존복권 발행기관들의 압력에 따른 '눈 가리고 아웅'식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특히 기존복권 업체들이 유일한 생존 돌파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인터넷 복권'의 당첨금을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10배나 대폭 높인 대목은 앞으로 인터넷 복권투기 열풍을 몰아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