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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물결로 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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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물결로 넘실

<뭄바이 통신 2> 21일 폐막, '더 나은 세계' 염원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이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21일 폐막했다. 민주노동당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국제담당을 맡고 있는 윤효원 씨가 세계 노동계의 고민을 중심으로 세계사회포럼 스케치를 보내왔다. 편집자.

***국제노동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흐름**

안 그래도 건조하고 무더운 뭄바이의 겨울은 제4차 세계사회포럼으로 더욱 뜨겁다. 세계사회포럼이 열리고 있는 이곳 뭄바이 고레가온의 폐공장 지역은 세계 1백여 나라와 인도 전역에서 몰려온 8만명에 달하는 활동가들과 "또 다른 세계"를 염원하는 형형색색의 플래카드와 깃발로 뒤덮여 있다. 브라질의 포토알레그레를 벗어나 처음 열리는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소화되는 1천2백개에 달하는 세미나 가운데,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뜨겁게 다뤄지고 있는 주제는 역시 세계화(globalisation) 문제다.

'자본주의를 끝장내자'는 극좌파들에서부터 '자본주의 안에서의 개혁'을 주장하는 개량파에 이르기까지 색깔과 노선은 다르지만, 이곳에 모인 대부분이 국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현행 방식의 세계화에 문제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라는 큰 흐름 속에서 국제노동기준 준수, 양질의 노동(decent work) 확대,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 다국적기업의 사회적 책임, WTO체제 대안 모색, 국제노동조직의 개혁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고 있다.

이번 뭄바이 포럼에는 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가이 라이더 국제자유노련 사무총장(ICFTU) 등 국제노동계의 지도급 인사를 비롯해 국제화학노련(ICEM), 국제건설노련(IBFWW), 국제금속노련(IMF), 국제사무노련(UNI), 국제공공노련(PSI) 등의 국제산별노련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노총(COSATU), 브라질노총(CUT), 네덜란드노총(FNV), 독일노총(DGB), 스웨덴노총(LO), 이탈리아노총(CGIL, CISL) 등에서 온 각국의 노동운동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백순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 김재길 전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참가단 48명과 한국노총 참가단 3명이 참여해 한국의 노동상황과 노동조합 활동을 알리고 있다.

***'아무 일이나 좋다'는 논리는 ILO 가치에 대한 도전 **

후안 소마비아 ILO 총장은 국제자유노련·세계노동총연맹(WFTU)·세계노련(WFTU)이 공동 개최한 세계노동조합포럼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지금의 세계화는 인간보다 이윤을, 사회보다는 시장을 앞세우는 신자유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1980년이래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고용, 사회보장, 인권의 후퇴가 이뤄졌으며, 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 강제노동 및 아동노동 철폐, 각종 차별 금지 같은 ILO의 핵심가치가 심각하게 공격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고용 문제와 관련하여 "각국 정부가 실업 위기를 빌미로 아무 일자리나 좋다는 논리를 퍼트리고 있는데, 이는 '양질의 노동'을 지향하는 ILO의 가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못박았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세계사회포럼 노동위원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연사로 나서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둘러싼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소개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중단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계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역설했다. 또한 조희주 전교조 부위원장은 에버트재단(FES) 주최로 열린 '칸쿤, 누구의 승리인가' 세미나에서 작년 9월 칸쿤에서의 WTO 협상을 결렬시킨 경험을 "세계 민중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국제연대를 통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에서 나아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부위원장과 더불어 연사로 나선 윌리 마디샤 남아공노총(COSATU) 위원장은 "WTO 협상이 시장근본주의(market fundamentalism)의 논리로 전개되면서 남반구가 많은 피해를 당해왔다"면서 "선진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 경제 질서를 민주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다자간 협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동운동-사회운동-진보정당 사이의 국제적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열린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과 노조운동의 관계 모색' 세미나에 연사로 나선 백순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은 한국 노동자들이 1997년 경제위기 이래 상시적인 구조조정 위협에 놓여 있으며 국제적으로 초국적자본을 규제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없음과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노동자의 삶과 국민경제를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허용하는 정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다양성과 생동감의 한마당"**

행사 짬짬이 한국에서 온 노조간부들을 만나 소감을 물어보았는데, 강충호 한국노총 국제국장은 젊은 노조간부들이 대거 참가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우리 노동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 흐름을 호흡하고 함께 하려는 노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포럼의 내용이 일반적인 데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먼 길을 온 만큼 노동자 국제연대는 기본이고 노동운동과 한국 사회의 대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윤영모 노동사회연구소 국제정보센터 추진위원은 "3차까지의 포럼이 서로 모여 만나고 논쟁하는 장이었다면, 뭄바이 포럼에서는 일국 차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제 4년차를 맞이하는 세계사회포럼이 초보적인 논쟁 수준을 넘어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양성과 생동감"이라는 신언직 민주노총 정치국장의 표현대로 지금 뭄바이는 인종과 국적, 언어와 문화, 계급과 종교를 뛰어넘어 '또 다른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한지를 회의하는 사람은 흙먼지와 소음, 인파와 쓰레기, 그러나 토론과 논쟁,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이곳 뭄바이에 와 보라. 2005년 세계사회포럼은 다시 브라질의 포토알레그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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