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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 충돌 '러시아 화물선' 선장에 1심 집행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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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 충돌 '러시아 화물선' 선장에 1심 집행유예 선고

음주 운항 부인했지만 재판부 "사고 이후 마셨다는 주장 받아들이기 어려워"

술을 마신 채 러시아 화물선을 운항하다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5998t)호 선장 S모(43)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 광안대교 충돌 직전의 씨그랜드호 모습. ⓒ프레시안(박호경)

S 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3시 37분쯤 부산 용호부두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비정상적인 운항지시를 내려 부두에 계류 중인 요트를 충돌하고 피해자 구호 등의 조치 없이 무리하게 도주하는 과정에서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사고 경위와 이후 조치 등을 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사고 원인을 외부요인 탓으로 돌리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당시 S 씨의 변호인은 "사고 발생과 피해를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운항 전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직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며 "도주가 아니라 안전한 장소로 배를 이동하려고 한 것이다"고 도주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 직후 화물선에 승선한 해경의 음주 측정 시간과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를 근거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면 선박을 운항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일 것으로 보여 사고 이후 코냑을 마셨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고 당시 선원들의 녹취록과 관제센터(VTS)와의 교신 등을 볼 때 선박이 요트와 충돌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 상태로 선박을 운항해 요트와 광안대교를 연이어 충돌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등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부산시와 요트 회사와 합의했고 요트 충돌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의 상태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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