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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 충돌 당시 러시아 선박 위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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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 충돌 당시 러시아 선박 위에선 무슨 일이?

요트 충돌 은폐에 1항사 권고도 무시한 선장...해경 사고전 음주 정황 확보

지난달 광안대교를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의 당시 조타실 대화내용과 CCTV 등의 분석한 결과 음주로 인한 조종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경찰서는 5일 오후 2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월 28일 오후 4시 20분쯤 광안대교를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조타실 외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 광안대교 충돌 직전인 씨그랜드호 모습. ⓒ프레시안

VDR과 CCTV 영상에는 인근에 계류된 요트 3척과 들이받기 전부터 선장 S모(43) 씨의 운항 지휘능력을 의심하는 선원들의 발언과 광안대교 충돌 직전까지 욕설이 난무했으며 우왕자왕하는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해경이 공개한 대화 내용에서 사고 당일 오후 3시 40분쯤 요트와 충돌하기 직전 "요트 다 박살 낸다", "지나갈 수 있겠지", "엔진정지" 등의 말이 담겨있었다.

또한 요트와 충돌한 이후 해경 VTS에서 "당신 배가 사고 났어요. 요트를 들이받았냐"고 질문하자 선장은 "아무 말 하지 마라"고 선원들에게 말하면서 해경VTS에는 "문제없다"며 충돌 사실을 은폐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계속된 해경VTS의 사고 사실 유무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던 씨그랜드호는 자력으로 사고 장소를 벗어나기 위해 선박을 움직이려는 순간 1항사는 "선장 XX 못 돌린다"고 선장에게 권고하는 발언도 확인됐다.

그러나 선장은 "간다. 조타 잡아라 내말 들어라"고 말하면서 고속으로 배를 우측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오후 4시 20분쯤 고속으로 이동하던 선박은 광안대교로 향했고 충돌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씨그랜드호가 충돌하지 않고 부두를 벗어나려면 선회점을 확보하기 위해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하는데 요트 충돌 사고 이후 술에 취한 선장이 지휘능력을 잃고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배의 회전반경이 커져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1항사가 배를 돌릴 수 없다며 권고했으나 선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사실도 VDR에 담겨 있었다"며 "술을 마시면 사람인 이상 약간의 흥분 상태가 되고 그런데 1차 사고 이후 선장은 약간의 흥분 상태가 왔고 2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판단이 흐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파손된 광안대교. ⓒ부산해양경찰서

특히 해경은 광안대교 출동사고 후 술을 마셨다는 선장의 말이 거짓일 개연성이 높다는 증거로 사고 당일 오후 6시 4분쯤 한 선원이 "이게 술의 결과다. 들어갈 뿐만 아니라 절대로 안 돼"라는 발언이 있다고 제시했다.

게다가 "당시 선장을 10m 거리에서 봤는데 술을 먹은 듯 얼굴이 분홍빛이었으며 흥분한 상태로 선원들에게 고성을 질렀다"라는 씨그랜드호의 출항을 도운 한 목격자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경이 광안대교 충돌사고 후 씨그랜드호에 대한 정선 명령을 내린 뒤 선장 S 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86%로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인 0.03%를 넘어선 상태였다.

당시 선장 S 씨는 사고 충격으로 코냑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해경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확인한 결과와 당시 정황들을 볼 때 S 씨는 이미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출항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사고의 경우 모든 책임은 S 씨가 지게 된다. 추가 수사를 통해 S 씨를 업무상 과실, 업무상 과실치상, 해사안전법 위반,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이번 사고로 인해 1000t 이상 선박의 용호부두 입항을 지난 4일부터 6월 3일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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