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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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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열자"

윤재석의 지구촌 Q&A <47> 2004년 외교전망

Q1) 새해 지구촌 현안들이 무척이나 많고 변수 또한 다양하지만,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와 직결되는 현안일 것 같습니다. 특히 한반도 정세, 한미 관계, 그리고 급부상하는 중국이 주목됩니다.

<사진 왕이>

A1) 우선 한반도 정세는 비교적 안정국면에 들어설 것 같습니다.

2002년10월 제임스 켈리 미국무부차관보의 북핵 프로그램 진행 발언 이후 고조되어 온 경색 국면은, 2003년 4월23~25일 열렸던 북-미-중 3자회담과 8월27~29일 열렸던 제1차 6자회담 이후 교착 국면을 지속해왔습니다.

연말까지 제2차 6자회담이 열리느니 안열리느니 하다가 결국 해를 넘겼지만 중국측의 적극적인 중재로 새해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왕이(王毅) 중국외교부 부부장이 크리스마스날 북한을 방문해 강석주 북한외무성 제1부상으로부터 "제2차 6자회담 조만간 개최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전유엔 주재 미국대사인 그는 지난해 북-미 회담 조율차 자신의 관저로 한성렬 주유엔차석대사를 초청했음)도 앞으로 열릴 제2차 6자회담에서 북-미간의 현저한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더군요.

Q2) 미국의 선핵폐기 후 체체보장과 94년 이전 상태로의 복귀 요구, 북한의 포괄적 동시 이행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던 북핵관련 대화가 재개쪽으로 다시 가닥을 잡게 된 연유는요?

A2) 지금 양측 모두 대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북한의 경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와 카다피 리비아 실권자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포기 및 사찰수용 선언으로, 이제 사실상 유일한 대량살상무기 보유국이 되어버려 미국의 다음 타깃으로까지 떠올랐죠.

한편 대선을 앞둔 부시 행정부로서는 지구촌 현안을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유연성을 과시할 필요가 있고, 벼랑끝전술으로 곧잘 덤비는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작용해 접점을 찾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이 북미간 대화의 모멘텀 유지를 위해 활발하게 중재한 덕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Q3) 3자회담에서 우리는 완전히 변방이었고, 6자회담에서도 들러리정도 노릇밖에 못했는데, 우리가 한반도문제를 주도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요?

A3) 그래서 필요한 것이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입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남북정상이 만났으면 합니다.

미국과 중국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현안의 지렛대를 남북이 맞잡아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장소는 굳이 김 위원장의 남한 답방 약속 이행을 이유로 서울 등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좀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겠죠.

중국의 상하이가 어떨까요? 상하이는 중국의 상징이자 김정일 위원장이 감탄한 장소이기도 하니까요.

Q4) 한미 관계도 새해들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죠?

A4) 지난 한해 노무현 정부와 부시 행정부는 빡빡한 탐색으로 힘겨루기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후보시절부터 대미 자주 발언으로 일관해 온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과 사사건건 갈등을 보이는 불편한 관계를 연출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미국이 북핵문제 접근에서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비롯해, 자주국방과 관련된 주한미군 재배치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최근의 광우병 감염과 관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지 해제 압력(미국의 낙농 산업은 공화당정권의 주요 지지그룹) 등에 이르기까지 제반 현안에 대해서 나름대로 자주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보수세력들은 노 정권이 한미간 혈맹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거세게 제기하기도 했죠. 특히 자주국방과 관련해선 미국 없이 어떻게 자주국방을 하느냐는 사대주의적 발상으로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수투성이였던 참여정부의 1년 성적표에서 그래도 '한미관계 부문'은 양호한 점수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이라크 파병만 하더라도 5월에 서희,제마부대 4백여명을 파병한 후, 미국의 전투병 1만명 추가 파병압력을 '심사숙고'와 '여론수렴'이라는 카드로 희석해 혼성부대 3천명수준으로 줄여 파병하게 된 것은 어느 면에선 노무현 정부이기에 가능했던 성과(?)입니다.

Q5) 노 대통령의 대미 태도는 초기의 '적대적 자주'에서 '실용적 자주'로 변화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A5) 이와 관련해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이 구랍 30일, 2003년을 마무리하는 정례브리핑에서 펼친 '자주외교론'이 눈길을 끄는군요.

윤 장관은 "지난 1년의 외교안보 분야 화두는 노무현 정부가 자주외교를 했느냐, 아니냐 일 것"이라고 전제한 후, "주변여건이 비정상적인 한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중장기적인 비전없이 상황에 따라가는 것은 비자주외교이지만, 중장기적인 국가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외교수단을 만들어가면서 상호주의를 지킬 때 그것은 자주외교"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차원에서 노무현 정부는 그간 미국과 자주외교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을 내려 '실용적 자주'에 대한 나름의 주석을 달았습니다.

Q6) 하지만 우리가 자주적 태도를 보일수록 미국의 고압적인 태도는 더욱 거세지지 않을까요?

A6)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 관련 수뇌부가 네오콘(Neo con)에 의해 장악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불 보듯 뻔한 전망입니다.

하지만 기왕에 노무현 정부가 '노선'을 정한 이상, 지난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견지했던 자주외교의 틀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서 미국에 대해 "No!"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는 자세 말입니다.

대북 교류채널을 활성화하는 것도 자주적 태도의 중요한 사안입니다.

북핵현안의 진전과 관계없이 남북 경협을 더욱 돈독히 해 나가는 것,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 작업인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맞서 남북이 연대해 대처하는 것 등도 남북을 묶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앞서 제기한 남북정상회담 역시 미국의 일방주의를 희석시킬 수 있는 좋은 카드이구요.

Q7) 남북정상회담을 상하이에서 했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나왔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 중심인 상하이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사진 중국 우주선>

A7) 구랍 28일 상하이에 세계 최대의 조선소 착공식이 있었습니다.

상하이 창시안섬의 8㎞에 달하는 해안 지역에 건설되기 시작한 이 조선소는 200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36억달러가 들어가는 이 조선소가 2015년에 완공되면 연산 800만t의 조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선박 건조량 세계 1위인 우리나라의 입지가 중국에 의해 밀릴 수 있다는 불길한 전조(前兆)이기도 합니다. 상하이에 진출한 외국투자기업들이 짭짤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도 흘려버릴 수 없는 정보입니다.

상하이 대외무역경제위원회는 2003년10월까지 상하이 외자투자기업의 흑자규모가 3백71억2천2백만위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1%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기간 상하이는 3천7백여개에 외자프로젝트를 추가로 허가했으며, 계약외자총액도 97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고 합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죠.

Q8) 중국 얘기가 나았으니 말인데 '잠을 깬 용'에서 '웅비하는 용'으로 변신한 중국의 발흥도 새해 관심거리죠?

A8) 한마디로 큰일입니다.

우주개발과 핵 분야 등은 물론, 일부 산업 분야에서도 한국을 앞서기 시작한 중국은 최근 연간 8%이상의 고도 경제성장세를 무기로 기술 확보 및 세력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 자본이 우리를 저돌적으로 직공(直攻)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중국 국영 화학그룹 란싱(藍星)이 5억4천8백만달러에 쌍용차 지분 49%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채권단과 체결한 것을 필두로 중국 자본의 '한국기업 사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우리 기업 사냥은 자본 참여를 통한 한국시장 확보라는 측면도 있지만, 기업인수를 통한 기술 확보 쪽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몇년안에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디지털 가전제품, 휴대전화 및 휴대용 단말기, 그리고 자본기술 집약형 산업인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수익성 높은 첨단분야에서 우리를 추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우리가 이제 중국의 발길에 채여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커녕 만년 중진국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지난 연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4천억달러로, 일본(6천억달러)에 이어 2위로 올라섰습니다. 우리는 1천5백억달러에 불과합니다.

중국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우리 알짜기업 사냥을 계속한다면, 우리로서는 예전 수(隋), 당(唐), 원(元), 명(明), 청(靑)의 침공을 받은 것 못지 않은 '중화(中禍)'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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