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임명됐지만, 그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는 더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10일 조 장관 동생의 전처(조 장관의 전 제수) 조모 씨의 부산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맡았다. 중앙지검 특수부는 사실상 검찰총장의 직속 부대로 여겨진다.
검찰은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조 씨 간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 실제 매매가 이뤄진 게 아니라 정 교수 소유 주택을 조 씨 명의로 돌려놓은 것으로 보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또 전남편(조 장관 동생)이 대표였던 고려시티개발의 채권을 인수했다고 주장하며 웅동학원에 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채권양도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씨는 앞서 조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달 19일 낸 입장문에서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씨 외에도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시앤티' 대표 최모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최 대표에 대한 수사는 조 장관 가족이 사모펀드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연관돼 있다. 검찰은 앞서 사모펀드와 관계된 자동차 부품 회사 대표에 대해서도 전날 소환조사를 벌였다.
검찰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쥔 현직 법무장관에 대해, 취임 첫날과 이튿날 검찰이 수사를 이어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정권과 검찰의 대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뉴스1>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전날 대검 간부들과 점심을 들며 "나는 정치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특히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며 "중립성을 지키면서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자신을 겨냥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헌법주의자"라며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강조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전날 법무부 간부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수사는 공정하게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수사나 공판 상황에 대해서는 검찰로부터 보고받거나 검찰총장을 지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날 법무부가 전했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취임사에서 밝혔듯, 앞으로 법무부 혁신, 검찰 개혁, 공정한 법질서 확립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검찰개혁은 국민의 열망이자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조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의 국회 입법을 지원하고 검찰 개혁 작업을 추진할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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