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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등판에 김지은 "시간 지나도 권력형 성범죄 저지른 사실 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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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등판에 김지은 "시간 지나도 권력형 성범죄 저지른 사실 달라지지 않아"

박정현 부여군수 출판기념식 참석에 "정치권 성폭력은 현재 진행형" 비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비서 성폭력 사건 이후 8년 만에 정치 행사에 참석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 씨가 나서 안 전 지사 및 그와의 친분을 과시한 측근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김 씨는 8일 밤 <프레시안>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안 전 지사는 법원을 통해 권력형 성폭력 범죄가 명백히 인정된 사람이다. 시간이 지나도 이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그가 정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 7일 충남 부여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박정현 부여군수 저서 출판기념식에 얼굴을 비쳤다. 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정계를 떠난 그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8년 만이다.

박 군수는 과거 정무부지사로 재임하며 안 전 지사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이날 자리에서 "저를 정치판에 끌어들인 게 안희정 지사였다"라며 "잘못하면 또 비난받을 수 있을 텐데 출판기념회에 온 거 보니까 너무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눈물이 난다"고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7일 오후 박정현 부여군수의 출판기념식에 참석했다.ⓒ박정현 부여군수 페이스북 갈무리

김 씨는 "사적 친분을 공적 자리에서 드러낸 것이 박 군수의 선택이다. 그 자리에서 (안 전 지사와) 어떤 관계인지 보여주려 했다는 점은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친분' 문제로 축소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해자는 쉽게 복귀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성범죄자'는 지워지고 다른 수식어만 남긴 채 정당화되는 장면들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미투 이후 나는 당일 문자로 면직 통보를 받았고 보호받지 못했다. 반면 범죄를 옹호하거나 방관한 사람들은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 씨는 "내게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안희정과 정치권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했다면 2차 가해로 처참히 고통받는 일도, 삶이 이렇게 지연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김 씨는 "이윤택의 '연극', 고은의 '시', 안희정의 '정치'가 권력형 범죄를 만들어 냈다. 이들에게 다시 권력을 주는 건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성범죄자를 관대히 여기지 않고,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복귀하는 일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 씨의 충남도청 동료인 정연실 씨도 함께 입장을 보내 안 전 지사의 행적을 규탄했다. 그는 <프레시안>에 "피해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옥살이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죗값을 치른 양 맨 앞줄에 앉아서 정치인다운 모습으로 사진을 찍혀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자신의 행동이 반성이 도저히 안되면 그런 게 용인되던 시대가 지나갔음을 인정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씨는 박 군수에 대해 "안 전 지사를 초대해 그 자리에 앉힌 건 시대를 역행하는 행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으로서 출판기념회라는 정치적 행보를 한 것이니만큼 정치와 시대라는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박 군수 출판기념식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석하고 박범계·장종태·장철민 등 현직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대전충남행정통합 초대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자리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자리에 안 전 지사가 모습을 드러낸 일은 행사장에서 큰 화제가 됐다. 주최 측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으신 분"이라고 안 전 지사를 소개했으며, 청중은 그를 박수로 환영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정말로 오랜만에 보게 되는 우리 안희정 동지, 건강한 얼굴로 보게 돼서 참으로 반갑고 기쁘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고, 장종태 의원도 "안 전 지사를 현장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는 시민들과 정치인들이 그를 부를 때마다 인사 및 악수를 하다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성폭력 사건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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