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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중국-일본은 환율조작국"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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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중국-일본은 환율조작국" 공세

美경제계 "중국에 301조 발동해야", 美의회 "제재 결의안"

미국의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원인의 하나로 중국의 환율조작을 지목해온 미국의 정.재계가 중국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자 마침내 강도 높은 연합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위앤화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에 대해서도 '불법적 환율조작'을 하고 있다며 공세를 펴기 시작해, 자칫 불똥이 우리에게까지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제조업계, "중국의 위앤화는 불공정 무역행위"**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최대 제조업 단체가 17일 중국 정부의 환율조작을 불공정 무역 혐의로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에게 위앤화를 재평가하든지 아니면 미국의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는 압력의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미제조업협회(NAM)은 다른 산업, 농업, 노조단체들과 연대해 중국 정부에 대해 미 통상법 301조 위반 혐의로 제소할 방침을 정했다.

미 통상법 301조는 미국내 산업에 타격을 입히는 무역관행국에 대해 무역제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미제조업협회의 프랭크 바고 부회장은 "제소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제소방침이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로이터 통신은 "전미제조업협회가 실제 제소한다면 환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301조를 동원한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AM의 제소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사전 조사를 거쳐 미국 정부는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의 의제로 삼게 된다. WTO에서 분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발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등도 공격대상**

미국은 위앤화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대해서도 환율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미 하원은 17일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의 '불법적인 환율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대정부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원 중소기업소위의 돈 만줄로 위원장이 제출한 이 결의안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00년 여름 이후 미 제조업의 일자리가 2백70만개나 감소한 배경에 중국, 일본, 한국, 대만의 환율 조작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제품이 환율조작으로 15~50%의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앞둔 미정부도 업계에 동조 분위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문제로 곤경에 처한 미 정부는 중국에 대해 실력행사를 배제하지 않는 강경한 분위기다. 미 상무부는 최근 중국의 대미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상무부 내에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팀(UTPT)'을 설립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번스 상무장관도 15일 "미 정부는 위앤화 가치가 자유시장의 영향력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존 스노 재무장관이 2주전 이 같은 미 정부의 입장을 중국 정부에 정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미 상품 공급망을 자유롭게 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무작정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힘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번스 장관은 또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폐쇄된 시장과 지적 재산권 침해, 합작 벤처의 강제 기술이전, 폐쇄적인 금융시장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불공정 경쟁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랜트 앨도너스 미 상무부 통상담당 차관도 이날 NAM 관계자들과의 면담 후 제소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확고한 사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최종 결과에 관계없이 제소 움직임 자체가 미국과 중국의 협상에 일정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전문가들 "섣부른 위앤화 변동은 중국 및 세계 경제 와해시킬 위험" 경고**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유연하고 점진적인 위앤화 재평가'로 귀착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5일 중국이 위앤화 환율제도를 자율변동환율제로 변경하면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불리할 수 있다고 경고해 중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S&P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경쟁 교역국들이 위앤화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위앤화 가치를 조정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며 "중국의 은행시스템이 위앤화 자율변동환율제를 받아들일 만큼 견고하지 못해 도산하게 되면 중국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같은 S&P보고서에 대해 동감을 표시하면서 "섣부른 위앤화 재평가로 중국의 금융위기가 초래되면 세계 경제에 더 큰 타격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6일 "중국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변동환율제가 시행되면 막대한 자금이 중국을 빠져나갈 것이고 이로 인해 위안화 환율이 급격히 평가절하될 수 있다"면서 "외환 자유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위앤화는 평가절상은 고사하고 오히려 급격한 절하가 이루어진다"고 분석했다.

WSJ는 또 "중국 위앤화가 평가절하되면 중국 금융시스템의 혼란으로 중국 기업은 물론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서방의 다른 기업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쪽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대해 이라크 파병 및 주둔-재건비 부담 압력을 가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 등에게 환율을 절상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게 지금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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